러시아 정부 주요 관리들이 2016년 새해 선물로 블라디미르 푸틴(사진) 대통령의 ‘예언 어록’을 모은 400쪽짜리 책자를 받았다. 경제 악화에도 푸틴 대통령의 인기가 식지 않아 러시아에서는 이달 초 푸틴 대통령의 다양한 사진과 그가 했던 말이 함께 인쇄된 새해 달력도 등장했다.
영국 BBC방송 등은 28일(현지시간) ‘세상을 바꾸는 말들’이라는 제목의 이 책이 국회의원과 주지사 등 주요 정치인, 시민단체 대표 등 1000명 이상에게 발송됐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의 흑백 사진이 표지를 장식하고 있는 책에는 “러시아는 내 인생의 전부” “그들이 우리를 공격하면 우리는 더 강해진다” “나는 케피르(전통 발효음료)를 마신다” 등 최근 12년간 푸틴 대통령이 했던 말과 19편의 연설문이 담겨 있다.
책을 펴낸 친정부 청년단체 ‘네트워크’의 안톤 볼로딘은 “1년 전 우리는 푸틴 대통령의 과거 연설문을 읽으면서 그의 예언들이 적중했다는 것을 알았고, 이후 그의 모든 연설문을 검토했다”면서 “그러다보니 그가 말한 모든 것이 이미 실현됐거나 곧 현실로 나타날 것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책에는 현재 유럽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난민 문제 등에 대해 푸틴 대통령이 이미 예견한 바 있다고 적혀 있다. 책은 다음 달부터 권당 800루블(약 1만3000원)에 일반에도 판매될 예정이다.
대통령 행정실 부실장인 뱌체슬라프 볼로딘은 최근 이 책에 대해 “크렘린궁의 가치와 원칙에 대한 가이드”라고 말하면서 선물을 받은 관리들에게 책을 읽고 사무실에 항상 책을 두도록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통령 대변인은 이 책에 대해 “아무 이야기도 들어본 적 없으며 누가 책을 냈는지도 모른다. 언급할 말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임세정 기자
푸틴 인기의 끝은?… 400쪽 분량 ‘어록집’ 발간
입력 2015-12-29 1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