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응원 덕분에 두 다리로 다시 섰어요”… ‘北 지뢰도발 부상’ 하재헌 하사, 재활치료 마치고 퇴원

입력 2015-12-29 18:24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 사건 당시 두 다리를 잃은 하재헌 하사가 29일 서울 강동구 중앙보훈병원에서 그동안의 재활을 마치고 퇴원하면서 거수경례하고 있다. 김지훈 기자

지난 8월 4일 비무장지대(DMZ) 북한 목함지뢰 도발로 두 다리를 다친 하재헌(21) 하사가 29일 서울 강동구 중앙보훈병원에서 재활치료를 마치고 퇴원했다. 최근 부대로 복귀한 김정원(23) 하사에 이어 하 하사도 퇴원해 당시 도발로 다친 수색대원 2명이 모두 건강을 회복하고 다시 걷게 됐다.

하 하사는 “저를 응원해주신 국민 덕분에 이렇게 용기를 잃지 않고 웃을 수 있게 됐다”며 “마음 같아서는 야전에서 뛰고 작전도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하우송 중앙보훈병원장의 손을 잡고 병원 로비로 나온 하 하사는 다소 불편해보였지만 두 다리로 걷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하 하사는 “(지뢰도발 직후) 다시는 걷지 못할 것으로 생각했다”고 토로했다. 당시 지뢰를 밟았던 하 하사는 오른쪽 다리 무릎 위와 왼쪽 다리 무릎 아래를 절단해야 했고 등에도 파편이 박히는 등 심한 부상을 입었다. 그는 “처음에 중환자실에 있을 때 부모님도 안 계시고 그야말로 나 혼자만의 싸움이었다”며 “인터넷 기사에서 국민 여러분이 성원해주시는 것을 보고 빨리 일어나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회고했다. 하 하사는 “의족을 착용하고 처음 걸을 때 아기가 걸음마를 떼는 것 같았다”며 “어색하고 힘들었지만 다시 걸을 수 있게 돼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지뢰도발 직후 분당서울대병원에 입원했던 그는 지난 10월 7일 김정원 하사와 함께 중앙보훈병원으로 옮겨 의족을 착용하고 집중적인 재활치료를 받았다. 오른쪽 다리만 다친 김 하사와 달리 두 다리를 모두 잃은 하 하사는 더 고된 치료 과정을 거쳤다. 그는 지뢰의 거대한 폭발음으로 고막까지 다쳐 고막 성형수술도 받아야 했다.

하 하사는 지난 10월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의족을 착용한 지 2주 만에 손놓고 걸었다”며 “걸으니 이마이 좋구만! 8월 4일 이후 3개월 만에 다시 걷는다”고 기쁨을 표현하기도 했다. 지난 23일 북한 지뢰도발 당시 침착하게 대응한 수색팀의 공훈을 기리는 조형물 제막식에 참석한 그는 두 다리로 우뚝 서서 힘차게 거수경례를 하기도 했다.

하 하사는 군에 복귀해 나라를 지키는 일에 헌신할 뜻을 밝혔다. 그는 “제 조건에 맞춰 행정 업무를 보면서 최선을 다해 군에 이바지하겠다”고 말했다.

하 하사는 국군수도병원으로 옮겨 마무리 치료를 받은 뒤 부대로 복귀한다. 다양한 분야 의료진과 재활 전문가들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하 하사의 재활 치료에 심혈을 기울여 온 중앙보훈병원은 퇴원 후에도 지속적인 사후 관리를 통해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