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여성CEO 열전-(2부)] ⑨ 외식 프랜차이즈 ㈜푸드앤웨이브 송순복 대표

입력 2015-12-30 19:09
송순복 ㈜푸드앤웨이브 대표가 프랜차이즈 브랜드인 ‘쭈꾸쭈꾸아’ 경기도 수원 영통구 매영로 매장 입구에서 ‘일터선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수원=강민석 선임기자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 ㈜푸드앤웨이브 송순복(54) 대표 이름 앞에는 ‘일터 사도’란 수식어가 붙는다. 송 대표는 20년 가까이 주방가구 제조·유통사업을 하며 15년간 우즈베키스탄,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지에 교회 16곳을 세웠다. 뒤늦게 신학공부에 도전, 2005년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총회신학대학원을 졸업한 이후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성시교회 실업인 선교 담당전도사로 활동하며 국내외 교회·대학에서 ‘선교 기업’ ‘일터 사역’의 중요성을 주제로 강연했다.

외식기업 대표이자 일터 선교사로 활약 중인 송 대표를 그가 운영하는 경기도 수원 영통구 매영로의 주꾸미 전문점에서 최근 만났다. 상가 2층에 자리 잡은 330㎡(100평) 규모의 매장 한쪽에는 수익 일부를 영양결핍으로 고통 받는 아프리카 어린이에게 전달한다는 내용의 입간판이 세워져 있었다. 계산대에는 그의 신앙 수기집 ‘부의 거룩한 이동’이 네다섯 권 쌓여있다.

“저는 우리 프랜차이즈 매장을 ‘무형의 교회’라 생각해요. 손님 수백 명에게 직접 복음을 전할 순 없지만 이들의 영과 육이 잘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합니다. 그래서 육의 양식인 음식 맛은 물론 영의 양식인 복음도 매장에서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도록 인테리어와 나눔 활동에 각별히 신경을 써요. 손님에게 소외 이웃을 돕는 내용을 공개하고 간증집을 무료로 주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가정주부였던 송 대표는 1992년 경기도 수원에 연 17㎡(5평) 규모의 주방가구 대리점을 시작으로 사업에 뛰어들었다. ‘고객의 부엌에 잘 맞는 제품을 추천해준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사업 규모는 점차 커졌다. 95년엔 대리점 사업을 접고 주방가구 유통사업을 시작했고 이후 인테리어 사업도 병행했다. 사업 확장 이후 그는 수익 일부를 이슬람 국가들의 지하교회에 교회 건물을 짓는 데 사용했다. 하지만 선교지에 교회를 세운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현지 선교사와 교인들이 줄줄이 체포됐다는 소식을 듣고는 크게 낙심했다.

“제가 세운 교회 건물에서 현지 성도가 박해를 받아 체포되고, 한국인 선교사는 추방됐다는 소식에 얼마나 큰 충격을 받았는지 모릅니다. 더 이상 선교 지원은 못할 것 같아 교회 전도사 사역에 주력하는데 어느 날 기도 중 하나님께서 마음에 이런 말씀을 주시더군요. ‘네게 재력과 말씀을 주지 않았느냐. 지금 선교지가 다 죽어 가는데 넌 무엇을 하고 있느냐?’고요.”

이 일 직후 교회 전도사직을 사임한 그는 얼마 뒤 남편 친구와의 식사 자리에서 우연히 중국 현지 목회자가 ‘일터 선교’를 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한다. 평소 일터 선교에 관심이 많던 그는 즉시 남편 친구가 소개한 중국 A지역의 B교회를 방문했다. 현지인이 출석하는 B교회는 한국에서 3년간 김밥 마는 기술을 익힌 성도가 창업한 가게 수익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송 대표는 교회와 성도가 자립한 B교회 사례에서 일터 선교의 성공 가능성을 읽었다.

“이 때부터 음식점 사업이 일터 선교에 안성맞춤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슬림 지역에 교회 한곳 지을 자금으로 교회와 성도를 모두를 살릴 수 있으니까요. 한국에 돌아와 2009년부터 3년 간 중국 A지역에 음식점 창업에 투자했습니다. 중국에서 사람을 보내주면 한국에서 기술을 익히게 도와주고 점포를 차릴 수 있게 초기자금을 지원하는 식이었지요.”

송 대표가 투자한 한국음식점은 장사가 잘 돼 18곳의 분점을 냈고 매장 대표가 된 성도들은 사업 수익으로 교회를 후원했다. 후원 받던 선교지 교회와 성도가 자립하는 모습을 보며 그는 한국에도 ‘일터 선교’를 실천하는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을 설립키로 결심한다. 일터 선교 기업이 늘어나면 국내 미자립교회 재정 자립과 성도의 일자리 제공에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확신에서다.

중국에서 3년간의 실험을 거친 송 대표는 2011년 기존의 주방가구 제조·유통·인테리어 사업을 모두 정리하고 푸드앤웨이브를 설립했다. 회사 명칭은 음식으로 복음의 물결이 온 세상에 전파될 거라는 의미를 담아 송 대표가 지었다. 현재 푸드앤웨이브에는 생국수 전문점 ‘자연 생국수’와 묵은지 감자탕과 해물낙지찜 전문점 ‘잠실감자탕 힘센 낙지’, 주꾸미볶음 전문점 ‘쭈꾸쭈꾸아’ 3개 브랜드를 보유 중이다. 이들 브랜드는 올해 초까지 30여 곳으로 지점을 확장할 계획이다.

송 대표는 전국의 지점장들과 ‘세계 선교 기업 비전’을 공유해 이들을 ‘일터 사도’로 세우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일터 선교의 영성을 가르치는 연구소와 프랜차이즈 매장의 나눔 사역을 전담할 재단도 올해 설립할 계획이다.

“앞으로 일터 선교 동역자 3000명을 세우는 게 제 목표예요. 우리 동역자들이 3000곳의 교회나 선교지를 자립케 하는 주역이 되길 원합니다. 이를 놓고 매일 출·퇴근 때마다 제 사무실에서 기도해요. 사무실에 ‘예수님 의자’가 있거든요. 이 의자에 마주 앉아 매일 간절히 기도합니다. 주님 모든 사업장에서 더 많은 재물이 나게 하시고, 이곳에서 생긴 수익이 더 낮은 곳으로 흐를 수 있게 도와주옵소서.”

◇약력 △1962년 경기도 수원 출생 △2005년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총회신학대학원 졸업 △2011년∼현재 ㈜푸드앤웨이브 대표 △2013년∼현재 CTS기독교TV 사모합창단 단장 △2014년∼현재 국민일보 기독여성리더스포럼 사무국장 △‘부의 거룩한 이동’ 저자

수원=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