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당의 분열과 혼란을 이제 끝내야 한다”며 당 수습책으로서 ‘조기 선거대책위원회’ 중재안을 받아들였다. 동시에 “거취에 대한 논란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사퇴 의사를 일축했다. 김한길 박지원 의원 등 탈당파 의원들은 이에 반발해 탈당을 이어갈 태세다. ‘탈당 도미노’ 상황에서 새정치연합이 분위기 쇄신을 위해 총선 체제로 빠르게 전환하는 모습이다.
◇조기 선대위 수락한 문재인 “사퇴 없다”=문 대표는 2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명분 없는 탈당을 막고 당의 단결을 이루기 위해 많은 의원들이 노력하고 있다. 노력에 감사드리고 혼란에 종지부를 찍는 결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며 조기 선대위 중재안을 공식 수락했다. 이어 “탈당을 언급하고 있는 분들도 이제 그 뜻을 거두어 주시기 바란다”며 “조속히 입장을 정리해주길 당부드린다”고 했다.
문 대표는 사퇴 의사가 없다는 것도 재차 확인했다. 그는 “제 거취는 제가 정한다. 결단도 저의 몫”이라고 했다. 동시에 총선 직전 야권통합의 물꼬를 틀 때 대표직을 내려놓을 수 있다는 점도 시사했다.
조기 선대위 출범 시기와 방법, 권한 등에 관해서는 최고위에서 논의해 결정하기로 했다. 문 대표는 최고위원들에게 각자 본인들이 구상하는 선대위의 밑그림을 그려 우선 오는 30일로 예정된 최고위에 보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최고위원들에게 “거취를 둘러싼 혼란이 연말까지는 정리되고 새해부터는 총선 승리를 위해 진군해가는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했다고 김성수 대변인이 전했다.
◇이어지는 탈당… 향후 파급력은?=문 대표가 당 수습을 강조한 날에도 2명의 의원이 탈당을 강행했다. 문 대표에게 사퇴를 촉구하며 지난 10일 정책위의장직을 사퇴한 최재천 의원은 보도자료를 내고 새정치연합 탈당과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최 의원은 무소속 안철수 의원에게 힘을 보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김한길계’로 분류되는 최 의원 결정에 대해 김 의원은 “당적 문제는 국회의원 개개인의 아주 고독한 정치적 결단”이라면서 “주변에서 이래라 저래라 한다고 해서 이뤄지는 일이 아닐 것”이라고 했다. 문 대표의 최고위 발언에 대해서는 “더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광주 현역 의원인 권은희 의원도 팩스로 탈당계를 제출하고 공식 탈당했다.
후속 탈당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표가 사퇴를 거부한 이상 김 의원, 박 의원의 탈당은 기정사실이라는 관측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기 선대위 방안이 등장한 이유는 두 비주류 ‘거물’의 탈당 후폭풍을 최소화하려는 데 있다는 게 당 안팎의 시각이다. 당내 의원들은 조기 선대위가 현실화되면 ‘탈당파 의원들만으로 교섭단체를 구성하는 일은 불가능하다’고 예측하고 있다. 문 대표 측 관계자는 “뭘 해도 탈당할 사람들은 탈당하게 마련”이라며 “조기 선대위가 출범하면 탈당파들은 명분이 사라진다. 현재는 중심을 잡고 빠르게 가는 것이 최선”이라고 했다.
한편 새정치연합의 새로운 당명으로 ‘더불어민주당’이 선정됐다. 당명 개정 실무를 총괄한 손혜원 홍보위원장은 “‘더불어’라는 이름 안에 많은 뜻이 들어 있을 것이다. 당이 하려는 혁신과 쇄신 등 지향하는 바에 이 이름이 어울릴 거라 생각한다. 또 쉽게 기억할 수 있고 쉽게 입에 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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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2-28 2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