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서 ‘구애’ 거절… 속초시 상수원 확보 비상

입력 2015-12-28 22:19
강원도 속초시가 상수원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부족한 물 문제 해결을 위해 고성지역의 물을 나눠쓰자고 고성군에 요청했으나 거절당했기 때문이다.

28일 속초시에 따르면 8만2000여명의 속초 시민들은 쌍천 취수장에서 생활용수의 90%(3만5000t)를 공급 받고, 나머지 10%(4000t)는 학사평 물을 정수해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갈수기인 12월∼3월에는 쌍천이 마르는 일이 반복돼 만성적인 급수난에 시달리고 있다. 속초시는 갈수기마다 설악 취수장 등 3곳의 비상취수원을 총 동원해 고비를 넘기고 있다. 특히 지난 6월에는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쌍천 등 취수원이 바닥나 10일간 제한급수를 하기도 했다.

더욱이 대규모 아파트 단지와 리조트, 호텔 건설 등 현재 추진 중인 대형 사업으로 인해 물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속초시는 고성지역의 물을 끌어다 쓰는 것을 유일한 해법으로 보고 있다. 속초에는 쌍천을 포함해 3개의 하천이 있지만 나머지 2곳의 하천은 상수원으로 사용하기에 수량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에 속초시는 지난 6월 고성군 간성읍 통합정수장의 물을 지원해 줄 것을 고성군에 요청했다.

하지만 고성군은 물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며 거부했다. 고성 통합정수장은 1일 2만5000㎥ 규모로 지역 자체 용수 공급만을 고려해 시공됐고, 화진포관광지 조성, 국회의정연수원건립 등 추진중인 사업을 감안하면 1일 5000t의 물이 더 필요해 지원할 여력이 없다는 것이다.

고성군 관계자는 “앞으로 증가하게 될 수요량과 가뭄, 시설용량 등을 분석한 결과 물 지원은 불가능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속초시는 고성군에 지속적으로 상수원 공급 협조요청을 하는 동시에 누수율 저감사업, 대체수원개발 등을 통해 물을 확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현재 속초시의 누수율은 20%로 노후 수도관 교체 등을 통해 새는 물을 막으면 1일 5000t의 물을 확보할 수 있다.

속초시 관계자는 “누수율을 낮춰도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닌 만큼 다시 고성군에 협조요청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속초=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