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하철 화재 참사’ 당시 참혹했던 사고 현장을 고스란히 보존한 ‘기억의 공간’(추모벽)이 사고 발생 12년 만에 정식으로 시민들에게 공개됐다.
대구시는 28일 대구도시철도 1호선 중앙로역 지하 1층에서 2003년 2월 18일 화재 당시 현장을 보존한 기억의 공간 제막 행사를 열었다. 제막식에는 ‘대구지하철참사희생자대책위원회’ ‘2·18 대구지하철참사유족회’ ‘부상자가족대책위원회’ ‘비상대책위원회’ 등 4개 유족·피해자 단체 관계자들이 모두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국민성금 5억2000만원을 투입해 만든 이 공간은 340㎡ 규모다. 안에는 당시 불에 그슬린 벽면을 비롯해 공중전화부스, 사물함 등 현장 물품들이 전시돼 있다. 공간 한편에는 사망자 192명의 이름이 새겨진 추모벽도 있다. 사고 현장은 그동안 흰색 판자벽으로 가린 채 기념일 등을 제외하고는 일반에 공개하지 않았다.
추모 공간 조성이 늦어진 것은 피해자 단체 간 갈등 때문이었다. 대구시와 피해자 단체들은 사고 후 현장을 그대로 보존하는 추모벽을 설치하기로 했지만 성금 사용, 재단 임원 선정 문제 등으로 갈등을 빚었다.
하지만 올해 초 피해자 단체 4곳이 ‘2·18 안전문화재단’ 출범에 함께하기로 뜻을 모으면서 기억의 공간 공사를 시작할 수 있었다. 이르면 내년 초 출범 예정인 재단에는 유족에게 지급하고 남은 109억원의 성금이 귀속된다.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는 2003년 2월 18일 대구도시철도 1호선 중앙로역에 정차한 전동차에서 발생해 192명이 숨지고 148명이 다쳤다.
대구=글·사진 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
“이런 끔찍한 참사 다시는 없게…” 대구지하철 화재 12년 만에 현장 공개
입력 2015-12-28 2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