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우(65·사진)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저축은행중앙회장에 선출됐다. 지난해 12월 ‘서금회’(박근혜 대통령 모교인 서강대 출신 금융인 모임) 논란 속에 우리은행장 연임을 포기하고 물러난 지 1년 만이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서울 중구 세종호텔에서 임시총회를 열고 제17대 회장에 이 전 회장을 선출했다고 28일 밝혔다. 금융지주 회장 출신이 저축은행중앙회장이 된 것은 처음이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이 신임 회장이 폭넓은 금융에 대한 이해와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현안과제를 해결하고 실추된 저축은행 이미지를 개선시킬 것이라는 업계의 기대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이 경북 경주 출신으로 대구·경북(TK) 인맥인 데다 여당 실세인 최경환 경제부총리와 대구고 동문이라는 점도 작용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이 회장은 저축은행 79개사 중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선출됐고, 임기는 3년이다. 저축은행 사태를 딛고 7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지만 고금리 대출로 눈총 받고 있는 업계 이미지 개선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우리은행장 연임이 유력했던 이 회장은 갑작스레 연임을 포기해 논란을 일으켰다. 당시 우리은행 민영화가 실패로 끝났지만 은행 실적과 리스크관리 면에서 뛰어난 성과를 냈기 때문이다. 이후 서금회 멤버로 분류된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내정되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이 회장은 1977년 우리은행 전신인 상업은행에 입행한 후 개인고객본부 부행장, 수석부행장 등을 거쳐 2011년 3월부터 우리은행장을 역임했다. 2013년 6월부터 은행장과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겸직했고, 직전까지 우리카드 고문을 맡았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여권 실세 힘 실렸나… 1년만에 재기한 이순우
입력 2015-12-28 19:56 수정 2015-12-29 00: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