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OS ‘붉은별’ 주민 사생활 염탐 가능

북한이 자체 개발해 사용 중인 컴퓨터 운영체제(OS·사진) ‘붉은별’이 이용자의 사생활을 염탐할 수 있는 등 통제 기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7일(현지시간) 독일 정보기술(IT) 보안 업체인 ERNW가 북한의 OS 붉은별을 내려받아 코드를 살펴본 결과 컴퓨터의 이점은 누리되 통제를 강화하는 시스템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ERNW에서 일하는 플로리안 그루노와 니클라우스 시스는 2013년 버전의 최신 붉은별이 리눅스 페도라 버전을 기반으로 만들어졌지만 많은 것이 독창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루노는 이날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통신 관련 국제회의에서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은 북한도 자체 OS를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었고 붉은별이 그 결과”라면서 “외국이 침투할 수 있는 ‘백도어’(허가받지 않은 사용자가 드나들 수 있는 허술한 통로)가 두려워서 다른 OS로부터 독립하고 싶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글 워드프로세서, 달력, 음악 작곡 프로그램 등이 깔려 있는 붉은별은 주민들의 사생활 감시 기능도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붉은별은 컴퓨터나 컴퓨터에 연결된 USB에 담긴 모든 파일에 ‘꼬리표’를 달 수 있어 컴퓨터 사용자가 주고받는 모든 것은 사용자 모르게 추적이 가능하다. 바이러스 백신이나 방화벽 등 핵심 기능을 임의로 변경하려고 하면 에러 메시지가 뜨거나 재부팅된다.

가디언에 따르면 북한의 인터넷 통신은 다른 국가들과 달리 월드와이드웹(www)에 연결돼 있지 않으며 공식적으로 승인된 일부 사이트로만 연결되는 인트라넷(내부망)을 운영하고 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