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국내외 영화계의 키워드는 ‘거장의 복귀’로 정의할 수 있겠다.
국내 감독 가운데 박찬욱 감독이 ‘아가씨’로 내년 상반기 관객들을 찾아온다. ‘박쥐’(2009) 이후 7년 만의 복귀작인 ‘아가씨’는 영국 작가 세라 워터스의 소설 ‘핑거스미스’를 원작으로 한 영화다.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게 된 귀족 아가씨(김민희)와 재산을 노리는 백작(하정우)의 이야기다.
‘전설의 주먹’(2013)으로 건재를 과시한 강우석 감독은 자신의 20번째 작품이자 첫 사극인 ‘고산자, 대동여지도’를 내놓는다. 박범신 작가의 소설 ‘고산자’를 바탕으로 김정호와 ‘대동여지도’에 숨어있는 이야기를 추적하는 영화다. 차승원이 김정호를, 유준상이 흥선대원군을 연기한다.
김지운 감독은 1920년대 항일 무장독립단체인 의열단과 일제 경찰 간의 이야기를 다룬 ‘밀정’을 선보인다. ‘조용한 가족’ ‘반칙왕’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에서 김 감독과 호흡을 맞춘 송강호가 출연한다. 할리우드 영화사 워너브라더스가 처음 투자하는 한국영화다.
해외 감독 가운데 코엔 형제가 각본과 연출을 맡은 ‘헤일, 시저!’가 3월에 개봉한다. ‘헤일 시저, 그리스도의 삶 이야기’라는 영화 촬영 도중 생긴 해프닝을 그렸다. 조지 클루니, 스칼릿 조핸슨, 채닝 테이텀, 틸다 스윈턴, 랄프 파인즈, 조시 브롤린 등 내로라하는 배우가 출연한다.
배우 겸 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는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허드슨강의 기적’으로 불리는 항공기 추락 사고를 영화화한 ‘설리’로 노익장을 과시한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역시 판타지 영화 ‘더 비에프지(The BFG)’를 들고 온다. 둘 다 내년 하반기 선보일 예정이다.
흥행에 성공한 국내 중진 감독들도 신작을 내놓는다. ‘8월의 크리스마스’(1998)의 허진호 감독은 조선의 마지막 황녀의 삶을 그린 ‘덕혜옹주’로 관객을 만난다. 손예진이 덕혜옹주를 연기한다. ‘비트’(1997)의 김성수 감독은 범죄 액션물 ‘아수라’를 공개한다. 정우성과 황정민이 주연을 맡았다. 1000만 관객을 돌파한 ‘광해, 왕이 된 남자’의 추창민 감독은 ‘7년의 밤’을, 800만 관객을 모은 ‘웰컴 투 동막골’의 박광현 감독은 ‘조작된 도시’를 각각 선보인다.
외화는 히어로물과 시리즈 후속편이 줄을 잇는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신작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가 4월 개봉 예정이다. ‘퍼스트 어벤져’(2011)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2014)의 속편으로 히어로를 통제하려는 정부와의 갈등을 그렸다. 마블 히어로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는 11월 찾아온다. 외과의사 스트레인지가 교통사고를 당한 후 마법 세계를 발견한다는 내용이다. 배트맨과 슈퍼맨의 대결을 그린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도 온다. ‘원탁의 기사’ ‘정글북’ 등 리메이크작도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
영화 거장들, 내년 야심작 개봉 잇따라
입력 2015-12-28 1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