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만 관객을 모은 영화 ‘내부자들’의 감독판 ‘내부자들: 디 오리지널’이 31일 개봉된다. 극장판과 감독판이 동시에 상영되는 것은 보기 드문 경우다. 감독판은 기존 극장판보다 50분 분량이 추가됐다. 등장인물들 사이의 관계를 설명하는 장면이 많이 늘어났다.
‘내부자들’은 윤태호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우리 사회를 움직이는 정치·재벌·언론 등 권력 내부자들의 결탁과 배신을 그린 스릴러다. 정치깡패 안상구(이병헌), 족보 없는 우장훈 검사(조승우), 여론을 호도하는 이강희 논설주간(백윤식), 대권을 노리는 장필우 의원(이경영), 비자금을 조성하는 미래자동차 오현수 회장(김홍파)이 주요 등장인물이다.
원작이 한국 사회의 부패와 비리가 생성되는 시스템에 무게중심을 뒀다면 극장판은 그 속 개인들의 관계와 대결에 초점을 맞췄다. 개인들 사이의 대결 중심으로 극이 스피디하게 진행되다 보니 이들의 관계를 설명하는 장면이 많이 삭제됐다.
감독판에서는 이런 장면들이 되살아났다. 안상구가 왜 이강희를 친형처럼 따랐는지 둘의 20년간 관계가 드러나고, 안상구와 걸그룹 출신 주은혜(이엘)가 얼마나 애틋한 관계인지 그려졌다. 특히 이강희는 막후에서 큰 판을 짜는 기획자로서의 모습이 부각됐다.
안상구가 인터뷰를 하는 첫 장면과 이강희가 누군가와 통화하는 마지막 장면이 새롭게 들어가 영화의 주제의식과 결말이 극장판과는 완전히 달라졌다. 한번 물면 끝까지 놓지 않는 우장훈 검사의 다혈질적인 성격이 드러나는 장면도 볼 수 있다.
최근 열린 ‘내부자들: 디 오리지널’ 시사회에서 우민호 감독은 “본편에서는 생략됐으나 시나리오에 있던 인물들 간 관계를 설명하는 장면을 고스란히 보여드렸다”고 소개했다. 이병헌은 “인물들의 과거 이야기가 풍성해지니 설득력이 생겨나고 더욱 입체감 있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마지막 장면은 반전이라고 할 만큼 이 영화의 분위기 자체를 뒤바꿔놓는다. 우 감독은 “이 장면으로 인해 이 영화를 보는 관객들이 절망감을 느끼지 않을까 싶어 본편에서는 편집했다”며 “오리지널에서는 상황이 끝났지만 사실은 끝나지 않은 메시지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장면에 대해 이병헌 조승우 백윤식 등 출연 배우들은 “소름이 끼쳤다”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미완결로 연재를 마친 윤태호 작가도 “이 결말이 최선인 것 같다”고 동의했다. 더욱 강렬하고 리얼해진 감독판이 극장판의 흥행을 이을지 관심이다. 청소년관람불가. 180분.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내부자들’ 감독판, 극장판 대박행진 이을까
입력 2015-12-30 0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