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무대는 계속 된다.’ 올해 기독교 문화계는 열악한 현실에도 불구하고 의미 있는 음악, 공연, 영화, 전시가 이어졌다. 40대 중견 찬양사역자들이 묵직한 음반을 들고 왔고, 문화행동 아트리는 10년에 걸친 기획공연 프로젝트를 완수했다. ‘신은 죽지 않았다’ ‘싱 오버 미’ ‘프리덤’ 등과 같은 기독교 신작 영화들이 극장가를 나들이 했다. 한국기독교미술인협회는 50주년 전시를 근사하게 치렀다.
가스펠스타C, 크리스천뮤직페스티벌, 전국복음성가경연대회 등 기독교현대음악(CCM) 오디션이 계속되고 있지만 몇 년째 주목받는 신인 찬양사역자가 없다. 반면 일반 방송에서 ‘교회 오빠’나 ‘교회 누나’가 화제가 되는 경우가 있었다. ‘K팝스타’에 출연했던 가수 이진아, ‘슈퍼스타K’에 출연한 이요한, ‘너의목소리가보여’에 나온 김관호 등은 모두 교회를 배경으로 음악 실력을 키웠다.
민호기 한웅재 김명식 김도현 강명식 사랑이야기 조준모 등 교계에서 20년 넘게 활동해온 이들이 새 음반을 연이어 냈다. 인생의 중년과 사역의 중반을 걷고 있는 김도현 강명식 민호기는 광야와 순례를 주제로 한 앨범을 냈다. 송정미가 국내 CCM가수로는 최초로 올해 5월 미 카네기홀에서 공연을 했다. 올 하반기엔 전자음악을 활용한 한 선교단체의 워십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공연계는 뚜렷한 대작이 없었다. 다만 문화행동 아트리가 2006년 ‘한 사람이 한 영혼을 하나님께로’라는 모토로 시작한 공연 프로젝트를 올해 완수해 갈채를 받았다. 루카스를 시작으로 올해 요한계시록까지 매년 완성도 높은 대본과 수준 있는 연기로 잔잔한 감동을 안겨줬다. 매년 전석이 매진 사례를 이뤘다.
존 버니언 원작의 연극 ‘천로역정’이 시즌 7에 들어갔고, 35년째 성탄절마다 무대에 오르는 ‘빈방 있습니까’가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가 올해 다시 인기를 증명했다. 작은 교회를 위한 극단 느낌의 3인극 프로젝트 오병이어가 이어졌다. ‘땡큐 맘’ ‘정말로 서른’ ‘라면에 파송송’ 등 5개 작품을 무대에 올렸다.
기독교 영화엔 히트작이 없었으나 의미 있는 작품이 연중 소개 됐다. 올해 4월 개봉된 ‘신은 죽지 않았다’는 크리스천인 대학 신입생이 무신론자 교수와 신의 존재에 대해 토론을 벌이는 내용이다. ‘약할 때 강함 되시네’를 세계적 찬양사역자 데니스 저니건의 간증을 담은 ‘싱 오버 미’가 올해 9월 개봉됐다. 동성애에 대한 복음주의적 입장을 담아 공감을 얻었다.
‘나같은 죄인 살리신’의 작사자 존 뉴턴 사제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프리덤’이 지난달 개봉해 관객 10만 명을 모았다. 기독교 영화로는 올해 최고의 흥행 성적이다.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삶을 담은 ‘셀마’도 관심을 모았다. KBS가 성탄절에 손양원 목사의 다큐멘터리, CTS가 장기려 박사의 다큐멘터리, 김상철 감독이 김영학과 배형규 목사의 다큐멘터리를 올해 각각 만들어졌다.
한국 교회는 기독교 미술에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지만 기독 미술인들은 꾸준히 복음을 화폭에 담고 있다. 한국기독교미술인협회는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아 한국 기독교 미술의 역사를 되짚는 전시와 심포지엄을 열었다. 고 박수근 김학수 이연호 이명의 김기승 이철경 등 원로작가 20여명과 기독 미술인 190여명의 작품이 출품된 대규모 전시였다.
대한민국 크리스천아트피스트가 3회 정기전시회를 열었고 아트미션이 올해도 아트포럼을 열었다. 사회적관계망서비스(SNS) 등 미디어를 통한 광고와 캘리그라피로 복음을 전하는 시도들이 눈에 띤다. 천현재이캘리그라피문화선교회는 캠페인을 통해 말씀깃발전을 전국 교회로 확대했다. ㈔복음의전함은 지하철역 등에 복음을 전하는 광고를 게재해 ‘거리 전도’의 새 아이콘이 됐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
[2015 기독문화 결산] 그래도 역작은 있었다
입력 2015-12-29 17: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