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담뱃값 인상으로 더 거둔 세금이 4조원을 훌쩍 넘는다는 추산이 나왔다. 반면 담뱃값 인상에 따른 금연 효과는 정부 예상에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납세자연맹은 27일 한국담배협회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올해 담배 판매량이 33억3000만갑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올 한 해 정부가 거둬들이는 담배 세수는 11조489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지난해 정부의 담뱃세 수입 6조7427억원보다 4조3000억원(63.9%)이나 늘어난 수치다. 정부가 지난해 담뱃세 인상을 발표하면서 함께 내놨던 세수 증가 예측치 2조7800억원보다 54% 더 많은 수치다. 정부는 올해 1월부터 국민 건강을 위해 흡연율을 낮추겠다며 담배 한 갑에 물리는 세금을 1550원에서 3318원으로 2000원가량 올렸다.
납세자연맹은 담배 세수가 정부 예상보다 많이 늘어난 것은 정부 주장에 비해 금연·절연 효과가 낮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담배 판매량은 1∼2월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0∼40% 줄었다가 3월부터 다시 늘기 시작했다. 지난달에는 전년 대비 판매량 감소폭이 19.4%로 작아졌다. 지난 7월 기준 성인 남성 흡연율도 35.0%로 지난해 40.8%에 비해 5.8% 포인트 낮아지는 데 그쳤다. 정부가 담뱃값 인상으로 예측한 흡연율 감소폭(8% 포인트)에 못 미친다.
정부가 세수를 늘리는 가격 정책에는 적극 나선 반면 흡연율을 줄이기 위해 필요한 담뱃값 경고그림 게시 등 비가격적 대책은 미룬 탓이라는 비판도 계속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내년 12월부터 담뱃값 경고그림 의무화가 되면 흡연율 감소 효과가 더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담뱃값 올려 더 거둔 세수 올 4조3000억
입력 2015-12-27 1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