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6일부터 9일까지 사흘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16’은 자동차와 콘텐츠가 중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 유수의 전자제품 업체들의 신제품 경연장이었던 CES가 자동차와 콘텐츠라는 새로운 영역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것이다.
CES의 방향이 변화하고 있다는 건 기조연설자 명단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CES 2016에는 모두 8명의 기조연설자가 나선다. 이 중 전자제품 제조업체의 최고경영자(CEO)는 단 한 명도 없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CES의 ‘손님’이었던 자동차 업계에선 2명이 기조연설자로 나선다. 헤르베르트 디이스 폭스바겐 승용차 부문 CEO는 전기자동차의 미래, 사물인터넷(IoT)과 자동차 산업의 시너지 등에 대해 이야기할 예정이다. 메리 바라 GM CEO도 기조연설자로 나서 미래의 개인 운송수단에 대한 비전을 공유할 계획이다. 바라 CEO는 포천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콘텐츠 분야에서는 세계 최대 스트리밍 기업인 넷플릭스의 리드 헤이스팅스 CEO가 기조연설자로 나선다. 세계 최대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튜브의 로버트 카인클 최고사업책임자(CBO)도 참여한다. 세계 유수의 제조업체 대신 이들이 기조연설에 나서는 건 기기보다 콘텐츠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 어디에서나 스마트폰, TV 등으로 콘텐츠를 볼 수 있는 시대가 오고 있음을 강조할 예정이다.
IoT 시대가 오면서 점차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솔루션 부문의 CEO들이 기조연설자로 나서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홍원표 삼성SDS 솔루션사업부문 사장, 지니 로메티 IBM CEO가 무대에 선다. 스마트폰을 건너뛰고 IoT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인텔은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CEO가 기조연설에 나선다.
행사 주관사인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의 개리 사피로 CEO도 기조연설자로 나선다. 눈길을 끄는 건 지난해까지 전미가전협회(CEA)였던 명칭이 CTA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CEA라는 이름이 현재의 기술 흐름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스마트카, IoT, 콘텐츠 등은 한 기업이 혼자서 모든 걸 할 수 없다. 때문에 CES 2016은 전 세계 기업들이 서로 협업하고 자기편을 만드는 세력 확장의 계기가 될 전망이다. 특히 자동차 분야에서 활발한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카는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를 중심으로 세력이 형성되고 있다. 구글은 오픈오토모티브얼라이언스(OAA)라는 동맹을 만들어 커넥티비티 운영체제(OS)를 공개했다. 구글 동맹에는 현대차, 아우디, GM, 혼다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참여하고 있고 세계적인 그래픽 업체 엔비디아도 합류했다. 구글과 포드는 CES 2016에서 자율주행차량 생산을 위한 조인트벤처 출범을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車·콘텐츠, CES2016 주인공 꿰찼다… 기조연설자 8명 중 전자업체 인사 없어
입력 2015-12-27 19:32 수정 2015-12-27 2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