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이 내년 희망퇴직, 안식휴직제 등 고강도 구조조정에 돌입할 전망이다. 아시아나항공 내부에서는 국내 항공업계의 ‘양대 산맥’ 입지마저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한 상황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4일 서울 강서구 본사에서 전체 임원과 조직장 140여명을 대상으로 경영 정상화를 위한 설명회를 진행했다. 설명회에선 주로 인력을 줄이는 방안이 논의됐다. 36개 지점을 통폐합해 지점장 자리를 줄이는 안도 의제에 올랐다. 아시아나항공이 희망퇴직을 본격 검토하는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아시아나항공은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유행 당시 여행수요가 급감했을 때와 고유가로 실적이 악화한 2008년, 2013년 희망휴직을 시행한 바 있다. 1998년 외환위기 직후와 2001년 9·11 테러 때는 의무적으로 무급휴직을 하도록 했다. 하지만 공식적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한 적은 없다.
또 아시아나항공은 외부 조직에 위탁운영하는 방식으로 조직도 축소할 예정이다. 예약·발권 부서와 국내 공항 서비스를 아웃소싱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수익성이 낮은 항공노선도 과감하게 정리할 계획이다. 탑승률이 저조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와 인도네시아 발리, 미얀마 양곤 노선의 운항을 내년 봄부터 중단키로 했다.
아울러 본부장을 포함한 임원의 임금 삭감과 업무용 차량 반납을 통한 비용 절감도 추진한다. 최종 비상경영안은 오는 30일 발표 예정이지만 설명회에서 검토된 방안이 대부분 시행될 것으로 전해졌다.
아시아나항공은 올 3분기에 별도 기준으로 영업이익 312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동기 494억원에 비해 36.8% 감소한 실적을 올렸다. 3분기 매출액도 1조333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조4524억원보다 8.2% 줄었다. 영업이익률은 2.3%로 대한항공(9.6%)과 제주항공(10.0%)의 4분 1 수준이다.
중국과 일본 등 중단거리 노선에 특화한 아시아나항공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로 대한항공보다 더 큰 타격을 받았다. 여기에 최근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중단거리 노선 점유율을 높여가면서 아시아나항공을 위협하는 상황이다. 반면 장거리 노선을 기반으로 올 3분기 279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대한항공은 구조조정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27일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과 LCC 사이에 낀 ‘샌드위치’의 위기에 처해 있다”며 “고강도 자구책을 통해 현재 상황을 극복하지 못하면 위기가 심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아시아나항공, 전방위 구조조정 나선다
입력 2015-12-28 0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