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대넓얕’으로 뜬 슈퍼 루키, 시민의 ‘두 가지 선택’을 말하다

입력 2015-12-27 18:54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지대넓얕)’으로 최고의 해를 보낸 채사장(필명·33·사진)이 새 책 ‘시민의 교양’(웨일북·표지)을 선보였다. ‘지대넓얕’의 성공 신화를 내년에도 이어갈지 주목된다.

‘지대넓얕’은 채사장의 첫 책으로 40만부 이상 팔리며 ‘미움받을 용기’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많이 팔린 책이 됐다. 국내 저자가 쓴 책으로는 올해 최고 판매량을 기록했다. 후속편인 ‘지대넓얕-현실 너머 편’ 역시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지대넓얕’ 이후 꼭 1년 만에 새로 내놓는 ‘시민의 교양’은 이 시대 보통 사람들을 ‘시민’으로 호명하면서 ‘어떤 사회를 선택할 것인가’ 묻는 책이다. 채사장은 27일 전화 인터뷰에서 “미래를 선택함으로써 오늘을 역사로 바꾸는 권한과 의무는 시민에게 있다”면서 “사회의 복잡함과 현실의 팍팍함 속에서 무엇이 옳고 그른지 고민할 여유가 없는 시민들을 위한 가이드북으로 책을 썼다”고 설명했다.

인문학과 교양지식을 쉽게 전달하는 채사장의 능력은 이번 책에서도 확인된다. 채사장은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세계를 ‘시장의 자유를 보장하는 세계’와 ‘정부의 개입을 강조하는 세계’, 두 가지로 단순하게 구분한다. 그리고 세금, 국가, 자유, 직업, 교육, 정의, 미래 등 7가지 주제를 통해 두 세계가 각각 어떻게 다른지 보여준다. 채사장은 주로 투표를 통해 표현되는 시민의 선택이란 게 결국 두 세계 중 하나를 고르는 일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보수 정당에 혹은 진보 정당에 투표한다는 것은 특정 정치인을 지지하는 것이 아니다. 또한 우리를 대표하는 누군가를 선발하는 것도 아니다. 시민의 정치적 행위로서의 투표는 시장의 자유와 정부의 개입이라는 사회 방향성의 선택이며, 궁극적으로 세계의 선택이다.”

투표에 대한 과감한 해석에서도 드러나는 것처럼 ‘시민의 교양’은 기존 교양지식의 단순 요약을 넘어선다. 참신하고 대담한 해석이 곳곳에서 발견된다. “세금으로부터 모든 사회 문제가 비롯된다고도 할 수 있다”며 세금을 세계 이해의 출발점으로 삼는다거나 교육을 논할 때 내용보다 형식에 주목하면서 “우리가 자유주의와 사회주의, 보수와 진보, 세금과 복지의 문제를 합의와 절충의 문제가 아니라 옳고 그름의 문제, 선과 악의 이념 대립으로 다루려고 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고 그 원인을 교육의 형식에서 찾는 대목 등은 특히 인상적이다.

내년 총선과 후년 대선으로 이어지는 선거의 시기를 염두에 두고 책을 썼느냐는 질문에 채사장은 “그건 아니다”며 “보수냐 진보냐 선택에 대한 문제를 다룰 때 시민으로서 알아야 할 최소한의 교양에 대해 쓴 것이고, 계급의 이익을 대변하는 투표를 해야 한다는 얘기를 전하고 싶었다”고 대답했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