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64세인 나의 직업은 꽃으로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플로리스트다. 지금은 일선에서 손을 많이 뗐지만 한 때 유명세를 치르며 식사시간도 없을 만큼 바쁘게 일했다.
2008년 봄이었다. 아버님이 당뇨 합병증으로 돌아가셨기에 유전성이 강한 당뇨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지만 비교적 건강을 잘 유지해온 나였다. 그런데 이 무렵 사업이 어려워지고 스트레스가 쌓이면서 생활의 균형이 깨지기 시작했다. 운동도 못하고 식사를 불규칙적으로 해서인지 살이 빠지면서 물을 정신없이 들이키기 시작했다.
인근 병원에 갔더니 당화혈색소(HbA1c) 정상수치가 4∼5.9%인데 13%를 넘어섰다며 종합병원으로 가라고 했다. 국내 최고라는 S의료원을 갔는데 이곳도 내 혈당이 너무 높아 약을 쓸 수 없을 정도였다. 입원한 뒤 인슐린을 맞아 안정시킨 뒤 치료를 해보자고 했다.
병실이 없어 예약만 한 뒤 집으로 돌아오면서 우연히 로비에 있던 인슐린펌프 팜플렛을 집게 되었다. 이런 기계도 있나 싶었는데 이날 마침 EBS ‘명의’ 프로에 인슐린펌프를 개발한 최수봉 박사님 편이 방영되고 있었다.
이미 팜플렛을 보았던 터라 관심있게 방송을 보았다. 난 입원하러 S의료원으로 갈 것인지 최수봉 박사를 찾아 갈 것인지 갈등했다. 그런데 일반 당뇨는 치료가 힘들다고 하는데 인슐린펌프는 조기착용을 하고 잘 관리하면 완치도 된다는 말에 더 관심이 끌렸다.
최수봉 박사님을 만나 입원한 나는 인슐린펌프를 찬 채 2주간 내 몸의 상태를 잘 살피고 기기 작동법을 교육 받았다.
보통 사람들은 인슐린펌프가 당뇨 말기에 마지막으로 쓰는 처방으로 알고 있다. 물론 몸에 착용하고 있는 것이 부담도 되겠지만 당뇨후유증으로 힘들게 고통받는 것에 비하면 이 방법은 정말 신이 주신 선물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효과가 뛰어났다.
난 심한 당뇨가 급성으로 왔지만 바로 혈당약을 먹는 병원치료 대신 인슐린펌프 치료를 택한 것을 너무나 잘했다고 여긴다. 몸 상태가 예전대로 돌아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더구나 운동도 병행하니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났다.
인슐린펌프 착용 3개월이 지나자 내 몸은 확 달라졌다. 늘 피곤해 하던 몸이 가벼워졌고 식이요법을 하지 않아 살도 오르며 정상혈당을 유지하게 되었다. 정기검진시 최 박사님은 이 정도 혈당수치가 나온다면 구태어 인슐린펌프를 계속 착용할 이유가 없다며 일단 떼 보자고 하셨다. 그대로 실행에 옮겼는데 이후 7년이 지난 지금까지 다시 인슐린펌프를 차지 않고 있다. 당뇨가 급성으로 왔을 때 약치료를 하지 않고 바로 인슐린펌프를 사용한 것이 치료를 도와준 것임을 알게 되었다.
내가 이렇게 자신있게 얼굴까지 내며 인슐린펌프를 추천하는 것은 너무나 큰 효과를 보았고 치료까지 되었기 때문이다. 혈당조절 약을 계속 먹다가 합병증이 오면 이 기계를 쓴다는 잘못된 정보가 사라지고 나처럼 조기착용해 당뇨를 치료받는 환자들이 더 많이 나오길 바라는 마음이다. 첨단 인슐린펌프를 계속 개발해 주신 최수봉 박사님께 감사드린다.
김무정 기자
플로리스트 이신교씨 인슐린펌프 써 보니… “3개월만에 정상혈당 유지… 건강한 생활”
입력 2015-12-28 1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