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25일(현지시간) 인도 총리로서는 11년 만에 앙숙인 파키스탄을 방문해 나와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다. 취임 초부터 파키스탄에 화해 제스처를 적극 보여왔던 모디 총리가 파키스탄을 전격 방문함에 따라 양국 간 화해 무드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모디 총리는 지난 23일부터 이틀간 일정으로 러시아를 방문한 뒤 귀국길에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을 순방했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카슈미르 지역 영유권 등을 놓고 1948년 이후 세 차례 전쟁을 치르는 등 67년간 앙숙 관계였다. 인도 총리가 파키스탄을 방문한 것은 2004년 아탈 비하리 바지파이 총리가 국제회의 참석차 방문한 이후 처음이다. 이번 만남은 모디 총리가 이날 샤리프 총리의 생일을 맞아 오전에 축하전화를 걸면서 갑자기 성사됐다고 인도 NDTV는 전했다.
샤리프 총리는 파키스탄 동부 라호르 공항에 직접 나와 모디 총리를 포옹하며 영접했다. 둘은 헬기를 타고 라호르 외곽의 샤리프 총리 사택으로 이동해 우정을 나눴으며 관계 개선 문제 등을 논의했다.
아이자즈 초우드리 파키스탄 외교차관은 정상회담이 끝난 후 취재진에게 “양국의 포괄적 대화가 시작됐다”고 밝혔다. 또 “회담은 매우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이뤄졌으며 모디 총리의 방문은 우호의 제스처이며 관계도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샤리프 총리는 모디 총리가 이날 밤 출국할 때도 함께 공항으로 와 배웅했다.
모디 총리는 지난해 5월 취임식 때 샤리프 총리를 초청하면서 관계 개선을 추진했다. 샤리프 총리도 이에 응해 뉴델리를 방문하면서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는 듯했다. 하지만 이후 카슈미르에서 국지전이 계속되면서 관계가 다시 얼어붙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성탄절 ‘앙숙’에 손내민 인도 총리 11년 만에 파키스탄 깜짝 방문
입력 2015-12-25 21:15 수정 2015-12-26 00: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