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얼굴) 대표가 중량급 ‘중도 성향’ 인사 영입 카드를 꺼내들었다. 외연 확대를 통해 비주류 진영의 사퇴 압박에 정면 대응하면서 당 분열 사태를 수습하겠다는 다목적 포석이다. 그러나 비주류 진영은 하루하루 압박 수위를 더 높여가는 형국이다. 수도권·중진 의원들은 27일 간담회를 갖고 ‘조기 선거대책위원회’ 카드로 문 대표와 김한길 의원 등 비주류에 단합을 호소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주말과 다음주 초가 당 위기의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文, 인재 영입과 외연 확대 나설 듯=문 대표는 25일 경남 양산 자택에 머무르며 분열 위기에 놓인 당을 추스를 방안을 고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표 측은 “흔들리지 않겠다고 밝힌 기존의 기조대로 갈 것”이라며 “인재 영입을 위해 경제와 안보 분야에서 다양한 인사들을 만나고 있다”고 전했다. 문 대표는 지난 4일 당 인재영입위원장을 직접 맡은 이후 활발하게 각계 인사들을 접촉 중이다. 특히 문 대표가 ‘유능한 경제 정당’을 강조한 만큼 경제 분야 인사 영입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실무진 차원에서는 조순 전 경제부총리,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 등 원로급 인사를 당의 ‘경제고문’으로 영입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중도 성향의 안철수 의원이 탈당한 이후 당이 진보 쪽으로 지나치게 쏠릴 수 있다는 지적에 맞서 경제관료 출신 원로 인사들을 영입해 ‘수권정당’ 모습을 강조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또 이준구 서울대 명예교수,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도 영입리스트에 올랐다.
비주류 진영을 향해서는 단호한 입장을 이어갈 전망이다. 문 대표는 앞서 24일 “당 일각에서 끊임없이 당을 혼란스러운 상황으로 몰고 가는 분열적 행동을 당장 멈추기 바란다”며 비주류 진영을 정조준한 바 있다.
당내에서는 총선기획단장으로 유력한 것으로 알려진 최재성 의원에 대한 비주류의 반발이 강한 만큼 문 대표가 다른 인물을 찾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최 의원이 사실상 총선기획단장을 고사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하지만 최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안 하겠다는 말을 한 적이 없다”고 했다.
◇결행만 남은 비주류, 수도권 의원들 막판 불씨 살리기=비주류는 사실상 탈당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모양새다. 김한길 의원은 수도권·중진 의원들이 제안한 ‘조기 선대위’ 카드 정도로는 분당을 막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비주류 한 의원은 “조기 선대위로 문제가 해결되겠느냐”며 “당의 리더십은 이미 붕괴됐고 구차스럽게 연명하는 차원으로 해결하는 건 땜질식 처방”이라고 했다.
비주류에서는 탈당 시기를 다음달 초로 정하고 순차적으로 탈당해 문 대표를 압박한다는 시나리오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실제 탈당 규모가 얼마나 될지는 당내에서조차 전망이 엇갈린다.
이런 가운데 ‘조기 선대위’를 중재안으로 내놓은 수도권·중진 의원들은 27일 간담회를 갖고 당의 중지를 모을 예정이다. 우상호 의원은 “조기 선대위 중재안은 의원들이 직접 만든 공론이라는 점을 호남민심, 전통적 지지층에 호소할 것”이라며 “의원 다수가 모여 중론을 모으면 탈당하는 의원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했다. 다른 의원도 “김한길 의원도 수도권·호남 의원들이 탈당하지 않겠다고 하면 혼자 결행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중재안마저 안 된다면 파국”이라고 말했다.
수도권·중진 의원들은 중재안은 조기 선대위를 구성하고, 문 대표는 인재 영입과 일상적 당무에 주력한다는 내용이다. 또 정의당, 무소속 천정배 의원과의 ‘야권 통합’이 가시화되면 통합 전당대회를 위해 문 대표가 사퇴하는 안이다.
한편 무소속 안철수 의원은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탈이념, 민생주의, 양당구조 타파 등을 담은 신당의 기조를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임성수 문동성 기자 joylss@kmib.co.kr
文 “조순·김종인 영입 추진”… 비주류 ‘순차탈당’에 맞불
입력 2015-12-25 21:25 수정 2015-12-25 23: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