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누리에 사랑과 구원의 씨앗 뿌린 예수님 발자취 따르자

입력 2015-12-25 20:15
오정현 사랑의교회 목사(오른쪽)가 25일 성탄예배에서 부모의 품에 안겨 강단에 오른 아기들에게 세례를 주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서울 서대문구 연세의료원 세브란스병원 본관 6층 예배실에서 열린 성탄절 예배에서 환우들이 한기림찬양팀의 특송을 듣고 있다. 전병선 기자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가 성탄축하 예배에서 ‘하나님께 영광, 사람에게 평화’를 제목으로 말씀을 전하고 있다. 이사야 기자
성탄절인 25일, 전국 교회는 일제히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축하하는 예배를 드렸다. 성도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성탄을 기뻐하며 이 땅에 평화가 임하길 기도하고, 사람의 죄를 대속하러 가장 낮은 곳으로 오신 예수의 발자취를 따라 갈 것을 다짐했다.

구원자로 오신 예수그리스도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이영훈 목사)는 이날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7차례 성탄축하 예배를 드렸다.

1∼3부 예배에서 설교한 이영훈 목사는 ‘하나님께 영광, 사람에게 평화’를 제목으로 “하나님이신 예수님은 하늘 보좌를 버리고 이 땅에 오셔서 낮고 천한 모습으로 섬기고 희생하셨다”며 “평화의 왕으로 오신 아기 예수처럼 그리스도인들이 평화의 사도가 되어 이 세상에 다툼과 분쟁이 그치게 만들자”고 강조했다.

‘기쁘다 구주 오셨네’를 제목으로 4부 예배 설교를 한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는 “예수 그리스도는 인간에게 일평생의 죄악을 청산하고 허물을 용서해주는 위대한 선물을 주러 2000년 전에 오셨다”며 “예수님이 계시기에 질병과 가난, 죽음은 우리를 이기지 못하므로 예수님의 보혈로 구원받을 것을 믿고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서울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 성탄예배에서는 남녀 11명으로 구성된 ‘사랑솔리스트’와 주일학교 찬양팀이 ‘오 기쁜 소식’ ‘크리스마스에는 축복을’을 함께 부르며 성탄 새벽송을 연출했다. 8시와 10시, 12시에 세 차례 열린 예배에서는 172명의 아기들이 유아세례를 받았다. 오정현 목사는 “오늘 세례를 받은 아기들이 믿음의 대를 이어가 통일시대까지 쓰임 받는 은혜를 베풀어 달라”고 기도했다. 오 목사는 ‘구유 안의 아기는 누구인가’를 제목으로 “구유 안의 아기 예수는 세계를 지으신 분이자 하나님 우편에 앉아 우리의 생을 책임지시는 분”이라며 “예배드리는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왕권을 주님께 맡기고 진정한 하나님의 자녀가 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고난 받고 소외된 이웃들과 함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이날 오후 3시 서울광장에서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담대하라 내가 세상을 이기었노라’(요 16:33)를 주제로 성탄예배를 드렸다. 참석자들은 “고난당하는 이들의 권리를 회복시켜 달라”는 내용의 기도문을 함께 읽으며 아기예수 탄생의 의미를 되새겼다. 박종덕 한국구세군 사령관은 설교에서 “평화와 구원을 원했던 많은 사람들이 고통당하고 있다”며 “하나님이 원했던 평화가 실현되려면 정의가 실현돼 억울한 사람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NCCK는 ‘어둠 짙은 한국사회 및 교회를 향한 2015년 성탄절 메시지’도 발표했다. NCCK는 세월호 유가족, 비정규직 노동자 등 고통 받는 이웃들을 열거한 뒤 “우리들 가슴 속에 세상을 이긴 예수님이 잉태되길 소망한다”며 “성탄의 힘으로 새로운 해를 열고 새로운 세상을 열어젖히자”고 밝혔다.

서울 동대문구 황물로 다일공동체(대표 최일도 목사) 밥퍼운동본부도 이날 독거노인과 노숙인, 자원봉사자 등 3000여명이 모인 가운데 ‘거리성탄예배’를 갖고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했다. 성탄메시지를 전한 최일도 목사는 “사람과 소통하기 위해 태어나신 예수님은 스스로 낮아지셨고, 사회로부터 외면·핍박받는 이들을 돌보셨다”며 “오늘도 기본 인권을 보장받지 못하고 소외된 사람들이 존재하기에 예수의 사랑을 실천할 손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예배 후에는 독거노인과 노숙인들에게 방한복과 목도리, 장갑과 양말, 도시락 등을 선물했다.

서울 광진구 나섬교회(유해근 목사)는 외국인들과 함께 하는 성탄예배를 드렸다. 타국에서 외롭게 성탄절을 보내는 외국인들을 위해 친교 시간을 마련하며 이들을 위로했다. 필리핀 몽골 이란 베트남 등에서 온 외국인 40여명이 참석했다.

거리에서도, 병원에서도 성탄 축하

서울 온누리교회(이재훈 목사)는 남대문경찰서 대강당에서 ‘남대문5가 마을 크리스마스 블레싱’이라는 제목의 성탄예배를 드렸다. 외롭게 성탄절을 보내는 지역주민들을 초청해 하나님의 사랑을 전했다. 예배에는 300여명의 교회 청년과 성도, 지역 주민들이 참여했다. ‘마리아의 크리스마스’라는 제목으로 설교한 이재훈 목사는 “하나님의 능력이 마리아에게 임했을 때 예수를 성령으로 잉태한 역사가 일어났다”면서 “질병과 가난 등으로 절망 가운데 있을지라도 하나님의 능력이 우리에게 있으면 이 같은 놀라운 기적이 생긴다. 남대문5가 마을에도 주님이 함께 해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남대문5가 주민 김홍기씨는 “2011년 불의의 사고로 두 다리를 잃은 뒤 술로 세월을 보냈다”며 “온누리교회 청년들의 전도로 믿음을 갖게 됐는데 최근 서울시에서 문학상을 받고 가족관계도 회복하는 등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 서대문구 연세의료원 세브란스병원 본관 6층에서는 환자와 보호자 의료진 등 200여명이 성탄예배를 드렸다. 휠체어에 앉은 40대 아들과 이 아들의 손과 어깨를 연신 주무르며 함께 참석한 어머니, 링거를 두 개나 꽂고 유모차에 앉은 4세 정도의 남자 아이와 부모, 머리에 붕대를 감고 벗겨지지 않도록 망을 두른 50대 환자도 함께했다. 세브란스병원 원목 공재철 목사는 ‘예수님께 드릴 선물’을 제목으로 “우리가 하나님께 드릴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감사”라며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치료받고 회복되자”고 강조했다.

서울 동대문구 빛과진리교회(김명진 목사)는 전 교인이 참여하는 ‘성탄절 마라톤대회’를 개최했다. 예수님의 십자가 고난을 묵상하며 성탄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한 행사로 10년 전부터 건강한 성탄문화 회복을 위해 이어오고 있다. 올해는 한양대 인근 살곶이공원을 출발해 중랑천을 따라 반환점을 돌아오는 12.195㎞ 코스와 어린이를 위한 5㎞코스로 나뉘어 1600여명의 성도들이 참여했다.

이사야 최기영 박지훈 전병선 김아영 기자 Isaia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