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이 주는 ‘예술의 역설’] 1∼3월, 공연 비수기라고?… 신인들에겐 절호의 기회!

입력 2015-12-27 19:17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차세대예술인력육성사업에 선발된 젊은 예술가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서울문화재단 서울연극센터의 ‘뉴스테이지’에 선정돼 내년 1월 공연을 선보이는 신인 연출가 정주영·박웅·박정규(왼쪽부터). 서울문화재단 제공


매년 1∼3월은 공연계 비수기다. 관객 상당수를 차지하는 학생들의 방학 및 개학과 맞물려 티켓 판매가 저조하다. 게다가 상업적인 제작사가 만든 공연을 제외하면 일반 단체의 작품 편수 자체가 매우 적다. 공공기관의 지원금이 대개 3월을 넘겨 확정 및 교부되는 탓에 대부분의 공연이 4월 이후로 미뤄진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 1∼3월은 역설적으로 공연계에서 중요한 시기가 됐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이하 예술위), 서울문화재단, 두산아트센터가 발굴해 지원하는 신진예술가들의 공연이 집중적으로 무대에 오르기 때문이다. 신진예술가들은 매년 상반기에 선발돼 1년 가까이 연구조사, 작품 관련 멘토링, 쇼케이스 등 창작역량 개발을 위한 각종 프로그램을 제공받는다. 그리고 이듬해 초 1년 동안 성장한 자신들의 창작역량을 관객들에게 펼쳐 보이게 된다. 한국 공연계의 미래를 이끌어나갈 예술가들의 잠재력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문가는 물론 팬에게도 놓쳐서는 안 되는 기회다.

#차세대예술인력육성사업(AYAF:Arko Young Art Frontier)

예술위는 30일부터 2016년 1월31일까지 서울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남산골 한옥마을 남산국악당, 동숭아트센터 소극장,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 우정국, 문화역서울284 RTO, CJ 아지트 등 7개 공연장에서 ‘ARKO가 주목하는 젊은 예술가 시리즈’를 펼친다. 이 시리즈에 참여하는 20명은 예술위가 역점사업으로 추진 중인 차세대예술인력육성사업에 선발된 인재들이다.

연극·무용·음악·전통예술·다원예술 분야에서 활동하는 만 35세 이하 신진예술가들로 8대 1의 경쟁을 뚫고 선발됐다. 연극은 김유진·설유진·전진모·황준형, 무용은 김나이·김모든·김성의·도황주·안지형·이수윤·하영미, 음악은 김인규, 전통예술은 김동근·김시율·박경소·조종훈, 다원예술분야 박민선·신승열·장병욱·조익정 등이다.

#유망예술지원사업

서울문화재단은 신진예술가를 지원하는 유망예술지원사업을 2012년부터 장르별 창작공간에서 지원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젊은 예술가들의 실험적인 프로젝트를 보다 전문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서다. 시각 분야를 제외하고 연극은 서울연극센터의 ‘뉴스테이지(New Stage)’, 무용은 서울무용센터의 ‘닻(dot)’, 음악·다원·전통예술은 문래예술공장의 ‘MAP(Mullae Arts Plus)’라는 이름으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장르별로 데뷔 10년 내 예술가를 상대로 선발된 16명(팀)은 연극의 박웅·정주영·박정규, 무용의 윤여진·장원정, 음악의 COMPASS·윤제호·더티블렌드·업사이클라운드업, 다원예술의 안데스·김미란·파트타임스위트·밈미우, 전통예술의 연희집단 갱·리듬꼴라주·황민왕 등이다. 이들의 공연이 2016년 1월 11일∼2월 27일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동숭아트센터 소극장,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예술극장, 문래예술극장 박스씨어터 및 스튜디오에서 열린다.

#두산아트랩(Art LAB)

두산아트랩은 2010년부터 운영된 두산아트센터의 창작지원 프로그램이다. 만 40세 이하 젊은 예술가들의 가능성 있는 작품을 실험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시작됐다. 예술위나 서울문화재단보다 역사도 짧고 선발 아티스트 숫자도 적지만 평단과 대중에게 가장 높은 지지를 얻고 있다. 여기서 처음 선보인 작품들 가운데 연극 ‘목란언니’ ‘가모메’와 뮤지컬 ‘모비딕’ 등은 이후 정식으로 공연돼 각종 상을 휩쓸 정도로 작품성과 대중성을 얻었다. 최근 연극계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양손프로젝트는 두산아트랩이 키운 최고 스타다. 매년 100여개의 팀이 지원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2016년 2월 18일부터 3월 19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열리며 연극의 황이선·신유청, 다원예술 정동욱·장현준, 전통예술(판소리) 이승희-이향하가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