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불황기에도 기부 되레 늘었다는 훈훈한 소식

입력 2015-12-25 17:44
장기적인 경기침체 속에서도 불우이웃을 돕기 위한 기부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기부는 공동체에 사랑의 온기를 불어넣고 어려운 이들에게 삶의 활력을 찾아준다는 점에서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행위 가운데 하나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운영하는 1억원 이상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Honor Society)’ 회원이 1000명 돌파를 앞두고 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24일 패션 디자이너 고(故) 앙드레 김이 993번째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으로 가입했다고 밝혔다. 앙드레 김이 생전에 6200만원을 기부했고, 이번에 그의 아들과 임직원들이 3800만원을 기부함으로써 1억원을 채웠다는 것이다.

이달 들어 사업가 허천구·김민정씨 부부는 10억원을 공동모금회에 기탁했고, 허위덕 할머니는 20년간 모은 1억원을 기부했다. 3년 전부터 해마다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억원 이상을 기부한 대구 ‘키다리 아저씨’는 최근 1억2000만원을 쾌척했다. 연말을 맞아 전국적으로 익명의 기부자도 잇따르고 있다. 겨울 추위를 녹이는 훈훈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얼굴 없는 천사들’의 자발적인 기부는 대기업이 해마다 내는 성금보다 훨씬 뜻깊은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사랑의 온도탑’은 25일 현재 51.7도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목표액 3430억원의 51.7%인 1774억원을 모금한 것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간 늘어난 수치다. 대기업이 언제 성금을 내느냐에 따라 사랑의 온도탑 온도가 달라지기는 하지만 지난해보다 늘어난 것은 고무적이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지난달 23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우리에겐 도움이 절실한 400만 이웃이 있습니다’라는 표어를 내걸고 진행하는 나눔 캠페인에 더욱 많은 이들이 동참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