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겨울이 전 세계 유통가를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 단가가 높은 겨울 의류 판매가 뚝 끊기면서 백화점 등 유통업체의 전체 매출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24일(현지시간) 유통업체 분석 자료를 근거로 지난달부터 지난 22일까지 미국 소매 판매가 전년 대비 3.1%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전년도 증가율(4.1%)은 물론이고 전미소매협회(NRF)가 예측한 3.7%보다도 낮다. 온라인과의 출혈경쟁 등으로 수익이 악화된 영향도 있지만 봄·가을 같은 겨울 날씨로 의류 수요가 급감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기상분석회사 플래너리틱스에 따르면 11월부터 지난 주말까지 미국 의류 소매업체가 따뜻한 날씨 영향으로 입은 손실이 4억2100만 달러(약 4920억원)에 이른다. 백화점이나 할인점의 손실을 제외한 수치로 실제 손실 규모는 이보다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크리스마스 전까지 의류 판매가 저조하면서 이후 세일 폭이 더욱 확대돼 수익성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백화점 업계도 겨울 용품 판매가 줄면서 11월 매출이 전년 대비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중국 관광객의 ‘폭풍 구매’로 8개월 연속 전년 대비 플러스 성장을 이어왔으나 코트 등 의류 판매가 8.5% 줄면서 전체 판매액도 2.7% 감소했다.
국내의 경우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패딩, 코트 등 겨울 의류 판매 부진으로 백화점 상위 3사의 매출이 정체되거나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날씨가 추워질 경우 그간 구입을 미뤘던 대기 수요가 매출에 반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매출 자체의 타격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글로벌 유통가 “겨울장사 망쳤네”… 세계적 이상고온 이어지면서 단가 높은 겨울의류 판매 뚝
입력 2015-12-25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