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돌아본 2015년 스포츠계 ‘명암’

입력 2015-12-25 04:00




스포츠는 올 한 해에도 국민들에게 기쁨과 감동을 선사했다. 한국은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와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서 정상에 오르는 파란을 일으켰다. 하지만 프로 스포츠는 도박과 뒷돈 파문으로 국민들에게 실망감을 안기기도 했다. 명암이 엇갈린 2015년 한국 스포츠를 되돌아봤다.

한국 야구 프리미어12 ‘정상’

김인식 감독이 이끈 한국 야구 대표팀은 지난달 21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미국과의 프리미어12 결승전에서 8대 0 완승을 거두고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은 같은 달 8일 일본 삿포로돔에서 가진 라이벌 일본과의 개막전에서 ‘괴물 투수’ 오타니 쇼헤이(21·닛폰햄 파이터스)를 공략하지 못해 0대 5로 완패했다. 8강 진출에 성공한 한국은 쿠바를 제압한 뒤 준결승전에서 일본과 다시 만났다. 한국은 또 오타니에게 7이닝 동안 1안타 11삼진 무실점으로 농락당했지만 0-3으로 뒤져 있던 9회 기적 같은 4대 3 역전극을 일궜다.

김현수는 대회 8경기에서 33타수 11안타(타율 0.333)를 치고 13타점을 올려 최우수선수(MVP)의 영예를 안았다.

박인비 ‘커리어 그랜드슬램’ 위업

한국 여자골프의 간판스타 박인비(27·KB금융그룹·사진)는 지난 8월 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며 여자 골프에서는 역대 일곱 번째로 5개 메이저대회 가운데 4개 대회를 제패하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이번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5승을 포함해 지금까지 통산 17승을 기록한 박인비는 평균타수 1위에 올라 명예의 전당 가입에 필요한 포인트 27점을 모두 채웠다.

박인비는 2016년 시즌만 뛰면 LPGA 투어 활동 기간 10년 이상이라는 조건을 충족시켜 박세리(38)에 이어 한국인으로서는 두 번째로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두산, 14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는 KBO리그 한국시리즈(7전4승제)에서 4승1패로 삼성을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두산(전신 OB 포함)이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른 것은 1982년, 1995년, 2001년에 이어 통산 4번째이며 14년 만이다.

두산은 올 시즌 정규시즌 3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넥센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3승1패), NC 다이노스와의 플레이오프(3승2패)를 거쳐 한국시리즈에 올라 패권을 차지했다.

공격적인 야구를 선호하고 팀워크와 규율을 중시하는 김태형(48) 두산 감독은 김응용(1983년 해태)·선동열(2005년 삼성)·류중일(2011년 삼성) 감독에 이어 역대 네 번째로 사령탑(감독대행 포함) 데뷔 첫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지도자가 됐다.



비리 얼룩진 ‘FIFA 마피아’

국제축구연맹(FIFA)은 부패 스캔들에 휩싸여 ‘비리의 온상’으로 추락했다. 지난 5월 27일(현지시간) 스위스 당국은 미국 사법 당국과 공조해 FIFA 고위급 간부 7명을 전격 체포했다. 부패의 몸통으로 지목된 제프 블라터(79·스위스) 회장은 지난 5월 29일 제 65회 FIFA 총회에서 5선에 성공했지만 당선 나흘 만에 사퇴를 선언했다.

블라터 회장과 차기 회장에 도전한 유럽축구연맹(UEFA) 미셸 플라티니(60) 회장은 최근 FIFA 윤리위원회로부터 자격정지 8년의 징계를 받았다.

회장 선거에 도전한 정몽준(64) FIFA 명예 부회장 겸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은 FIFA 윤리위를 비판했다는 이유 등으로 6년 징계를 받아 ‘축구 대권’의 꿈을 접어야 했다.

원정도박·심판매수… ‘치부’ 드러내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는 해외 원정도박 스캔들로 팬들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조폭과 연계된 마카오 정킷방에서 각각 수억 원대의 도박을 한 혐의를 받은 임창용(39·사진)과 윤성환(34), 안지만(32)은 한국시리즈에 출전하지 못했다.

프로축구는 심판매수 사건으로 홍역을 치렀다. 지난 11월 심판 2명이 경남 FC로부터 유리한 판정에 대한 부탁과 함께 수천만 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프로농구에선 일부 선수들이 불법 스포츠 도박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3명은 제명됐고 9명은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전창진(52) 전 감독은 승부조작과 불법 도박 혐의로 KBL로부터 ‘무기한 등록 자격 불허’라는 중징계를 받아 프로농구계에서 퇴출당했다.

금지약물에 발목 잡힌 ‘마린보이’

수영스타 박태환(26·사진) 2014 인천아시안게임 개막 직전인 지난해 9월 3일 금지약물 검사를 받았다. 이때 채취한 소변 샘플에서 세계반도핑기구(WADA) 금지약물이자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성분이 검출됐다. 박태환은 “피부 치료를 위해 찾은 병원에서 네비도 주사제를 맞고 도핑에 걸렸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8단독 강병훈 부장판사는 지난 17일 박태환에게 금지약물 성분이 든 네비도 주사제를 투여한 혐의로 기소된 의사 김모(46·여)씨에게 의료법 위반 책임을 물어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박태환은 고의 약물 투여 의혹을 벗었으며, 내년 3월 2일이면 자격정지 징계도 끝난다. 하지만 대한체육회 국가대표 선발 규정에 따라 이후 3년 동안은 태극마크를 달 수 없다.

김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