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는 분노를 넘어 깊은 절망에 빠져 있다. 한국교회도 사회적 영향력과 신뢰를 잃고 헤매고 있다. 2015년 오늘, 한국사회에 절실하게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그것은 희망이다.
예수님은 올해도 어김없이 어둠과 절망이 쌓인 이 땅에 빛과 희망으로 오신다. 희망은 1인당 GDP 2만5000달러에서 오지 않는다. 육·해·공군의 막강한 군사력에서 오지 않는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는 한류의 파도 속에서 오지 않는다.
희망은 오직 2000년 전 저 유대 땅 베들레헴에 오신 예수님으로부터 온다. 죄와 악으로 물든 세상에 오염되지 않은 작은 아기 예수님으로부터 온다. 궁궐이나 호화저택이 아닌 마구간의 초라한 구유에 누워있는 예수님으로부터 온다. 12월 25일 성탄절은 바로 그 분을 희망으로 맞이하는 날이어야 한다.
유향과 몰약과 황금을 갖고 동방박사가 경배한 그 예수님은 하늘의 별이 가리킨 희망의 표지였다. ‘하늘에는 영광, 땅에는 평화’란 천사들의 찬양은 캄캄한 들판에서 양치는 목자들에게 들려온 희망의 노래였다. 태초에 하나님과 함께하신 그 말씀이 육신이 된 예수님의 영광은 믿는 자들에게 희망의 드라마였다.
오늘 이 땅에 작은 자들 가운데 오시고 낮은 곳으로 오시는 예수님만이 세상의 희망이다. 그분을 맞이하기 위해 우리는 허리를 굽혀 낮은 자리로 가야 한다. 그분을 높이기 위해 더 작은 자가 돼야 한다. 그리고 옛 아담 이후, 새 아담이 되어 오신 예수님을 만나기 위해 깨어 기다려야 한다. 오늘날 물질의 풍요 속에 살아가는 우리는 안일과 평안함 속에 잠들어 있다.
눈앞의 현실만 바라보며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는 기다림을 잊었다. 지금의 어둠과 절망이 아무리 깊어도 모든 것은 과정일 뿐이다. 고통과 시련도 지나가는 것이다. 깨어 있어야 한다. 기다림을 포기해선 안 된다. 마지막에 이기는 자가 진정 승리하는 자이다. 2015년 성탄절에 우리에게 희망으로 오시는 예수님은 “내가 진실로 속히 오리라”(계 22:20)며 궁극의 승리를 약속하신 그분이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하나님의 약속 안에서 우리는 희망을 품고 희망을 지켜나가야 한다. 매해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다 해도 내 마음의 구유에 태어나시지 않는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세상의 희망인 아기 예수님이 내 마음에 태어나시는 복된 성탄절이 돼야 한다. 그리고 내 마음에 계시는 예수님이 세상의 희망이 되도록 빛을 발하는 기쁜 성탄절이 돼야 한다.
연규홍 목사(한신대 신학대학원장)
[성탄절 특별기고] 내 마음의 구유에 희망이 태어난 날
입력 2015-12-24 1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