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문부과학상이 러시아 출신의 전설적인 격투기 스타 에밀리아넨코 표도르(39)의 경기장을 방문해 격려하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일 분위기 조성에 나설 전망이다.
교도통신은 일본과 러시아의 우호 관계 발전에 공헌한 점을 치하한다는 의미에서 하세 히로시 문부과학상이 이달 말 표도르가 출전하는 경기장을 방문해 기념품을 전달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고 24일 보도했다. 총리 관저 측도 이 방안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 대통령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표도르는 과거 일본에서 격투기 부문을 제패했다. 2012년 선수 은퇴 후 러시아 체육부 장관의 특별보좌관을 맡기도 한 그는 이달 말 일본에서 열리는 경기에 출전하면서 현역에 복귀할 예정이다.
표도르는 지난해 ‘일본·러시아 무도 교류의 해’를 맞아 일본에서 열린 교류 행사에 참가했으며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무도 시연회를 푸틴 대통령, 고무라 마사히코 자민당 부총재 등과 관람하기도 했다고 일본 외무성은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2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가진 정상회담에서 그해 일본을 방문하기로 합의했으나 우크라이나 사태로 서방의 러시아 제재에 일본이 동참하면서 아직까지 방문이 성사되지 못하고 있다. 일본은 푸틴 대통령의 일본 방문을 통해 쿠릴열도(일본명 북방영토) 영유권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이다.
표도르를 활용하려는 일본 정부의 움직임에 대해 “난항을 겪고 있는 푸틴 대통령의 일본 방문의 실현을 위한 환경 정비를 도모하는 목적이 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러·일 정상회담 메신저 된 표도르
입력 2015-12-24 21: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