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바리스타 봉사 성공회 김근상 주교

입력 2015-12-24 18:15

서울 중구 세종대로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대성당 마당 한쪽에 있는 컨테이너 카페 그레이스에 24일 산타 모자를 쓴 김근상(사진 오른쪽) 주교가 나타났다. 김 주교는 손님용 테이블이 아니라 비좁은 주방 안으로 들어가더니 노련한 손놀림으로 직접 커피를 추출했다. 그는 커피를 주문하고 기다리던 회사원에게 커피를 건네며 “메리 크리스마스!” 인사를 건넸다.

김 주교는 5년 전 카페가 문을 연 이래 해마다 성탄절을 앞두고 ‘바리스타가 된 주교’ 행사를 펼쳐왔다. 이날은 정오부터 약 2시간 동안 바리스타로 변신해 직접 커피를 만들고 팔았다. 김 주교는 “예수님은 천한 말구유에서 태어나셨다”며 “어둠에 갇힌 곳에서 새로운 해방을 이뤄주신 것이라 더 기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도 예수님을 따라 세상을 더 환하게 만드는 빛으로 사는 걸 기쁨으로 여겼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올해 커피 판매 수익금은 결식아동과 독거노인을 위해 무료급식 사업을 하는 성공회 푸드뱅크의 후원금으로 사용된다.

카페 그레이스는 성공회 여신도 단체인 ‘GFS(Girls Friendly Society)’가 탈북여성들의 경제적 자립과 사회 정착을 위해 운영하는 곳이다. 탈북 여성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할 뿐 아니라 한국의 일터 문화를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지난달 16일 서울 서대문구 성산로 동서한방병원에 2호점을 열었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