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27)가 24일(한국시간) 미국프로야구(MLB)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공식 입단 계약을 체결하며 메이저리거가 됐다. 김현수는 체력과 출루율이라는 틈새시장을 노려 빅리그 입성에 성공했다.
볼티모어 구단은 김현수와 2년간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인 계약 조건은 드러나지 않았으나 연봉은 2년 총액 700만 달러로 알려져 있다. 등 번호는 25번으로 결정됐다. 볼티모어는 곧바로 김현수를 40인 로스터에 등록했다. 김현수는 “어릴 적 꿈이던 메이저리거가 돼 지금 눈물을 흘리라면 흘릴 수 있을 정도로 기쁘다”면서 “상대 투수의 공을 최대한 자주 접해 내 실력을 미국에서도 발휘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현수는 자신의 체력과 출루율을 적극 홍보했고 볼티모어는 이에 주목했다. 결국 거포나 준족이 아닌 김현수는 체력과 출루율을 무기로 아시아 야수에 상당히 박한 평가를 하는 메이저리그 구단의 마음을 빼앗았다. 현지 언론에선 장타를 많이 치면서도 삼진을 적게 당하는 특이한 유형의 타자라고 소개했다.
댄 듀켓 부사장은 “김현수는 한국의 ‘철인’으로 타격과 수비, 주루 실력은 물론 좋은 팀 동료가 될 자질을 갖춘 김현수를 영입하게 돼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실제 김현수는 지난 9년 간 전체 경기 일정의 98%를 소화했다.
선구안이 좋다는 점도 볼티모어의 구미를 당기는 장점이었다. 볼티모어의 올해 팀 출루율은 0.307로 아메리칸리그 15개 팀 중 끝에서 네 번째로 좋지 않았다. 김현수는 국내에서 9년간 한 시즌 최다 볼넷 순위 상위 5걸에 5번이나 올랐다. 4차례나 출루율 4할을 넘겼고, 개인 통산 출루율도 0.406을 기록했다. 올해는 볼넷 101개를 얻는 동안 삼진은 63개만 당했다.
김현수는 볼티모어에서 주전 좌익수로 출전할 전망이다. 지역지 볼티모어 선은 “구단은 3번 중심 타자로 김현수를 기용할 생각이나 메이저리그에 성공적으로 적응할 수 있도록 내년 정규리그 초반 6∼7번 하위 타순에 김현수를 배치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김현수의 빅리그 진출로 이제 한국 야구를 이끄는 세대도 바뀌게 됐다. 이전에는 1982년 태어난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 김태균, 정근우(이상 한화 이글스), 이대호, 오승환 등이 해외 리그와 국내 무대에서 한국 야구의 자존심을 세웠다.
하지만 이제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얼굴이 1987년생으로 옮겨진다. 2012년 12월 사상 최초로 한국프로야구에서 메이저리그로 직행한 류현진(LA 다저스)과 2015년 1월 한국인 야수 중 최초로 빅리그 계약을 한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는 김현수의 친구다.
김현수는 1988년 1월생으로, 학창 시절을 1987년생과 함께 보냈고 프로 데뷔도 똑같이 2006년에 했다.모규엽 기자
‘등번호 25번’ 김현수, 진짜 빅리거 됐다… 볼티모어와 공식 입단 계약
입력 2015-12-25 0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