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주·박연준 “시책으로 결혼식 올렸어요”

입력 2015-12-24 20:44 수정 2015-12-24 21:18
박연준(왼쪽) 장석주 시인 부부
장석주(60)와 박연준(35)은 시인 부부다. 올 1월 혼인신고를 마쳤다는데 결혼기념일은 24일이란다. 따로 결혼식을 올리지 않은 부부가 함께 쓴 책이 나온 날이 바로 24일이다. 10년의 연애 끝에 부부가 됐지만 25살 나이차 때문에 결혼 소식을 알리는 게 편치 않았다고 한다. 대신 다른 방법으로 부부가 됐다는 사실을 전하기로 했다. 호주 시드니에서 한 달간 함께 시간을 보내고 각자 글을 쓴 뒤 책으로 묶어 두 사람 이름으로 출간키로 한 것이다. 책으로 한 결혼식, 즉 ‘책 결혼식’을 올린 셈이다. 그렇게 해서 나온 책이 ‘우리는 서로 조심하라고 말하며 걸었다’(난다·사진)이다.

두 시인은 지난 9월을 시드니에서 보냈고 10월 한 달간 따로 글을 썼다. 시드니에서 공유했던 시간과 장소, 경험 등을 각자의 시각으로 풀어놓는다. 동일한 이야기를 다루면서도 둘의 시각은 많이 다르다. 심지어 기억마저 다른 경우가 있다. 부부의 책은 남자와 여자가 얼마나 다르고, 그 차이를 어떻게 극복하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됐다.

박 시인은 “같은 주제라도 남편은 큰 맥락을 잡고, 저는 소소한 일상을 포착한다”며 “그것들이 서로 스며들어서 잘 어우러지는 글이 나왔다. 빵과 소스 같은 책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