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선수 공격 의존도는 떨어졌다. 하지만 성적의 키는 여전히 용병 손에 달려 있다.
올 시즌 프로배구 전반기를 요약하면 이렇다. 구단 자유계약제가 이번 시즌까지 유효했던 남자부의 경우 세계 10대 공격수들이 한국무대에서 뛰고 있다. 시몬(OK저축은행) 등 일부 선수의 연봉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외국인 선수에게 절대 의존하는 ‘몰빵 배구’는 이번 시즌 들어 살짝 고개를 숙이는 형국이다. 용병의 공격점유율은 상위권 구단에서 뚝 떨어졌다.
안젤코, 가빈, 레오 등 특급 용병의 활약으로 챔피언결정전 7연패 위업을 달성했던 삼성화재. 지난 시즌 레오의 공격점유율은 무려 56.7%에 달했다. 하지만 올해 영입한 그로저의 공격점유율은 49.3%다. 토종 공격수의 부진으로 용병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삼성화재지만 신임 임도헌 감독 체제에서는 아직 50%를 넘기기 않고 있다.
지난 시즌 시몬을 영입해 삼성화재의 독주체제를 무너뜨린 OK저축은행의 경우 시몬의 공격점유율이 지난 시즌 45.9%에서 올 시즌 37.9%로 떨어졌다. 시몬의 무릎 수술 탓도 있지만 송명근이라는 걸출한 토종 공격수의 급성장에 따라 공격루트가 다양해진 이유가 크다.
지난 시즌 산체스에게 48.2%의 공격의존도를 보였던 대한항공은 올 시즌 산체스가 손등골절상으로 전력에서 제외될 때까지 9경기에서 18.3%에 그쳤다. 그의 빈자리를 군복무를 마치고 컴백한 김학민(공격점유율 26.0%)이 메우고 있다. 현대캐피탈의 오레올 의존도 역시 33.9%에 불과하다. 토종 거포 문성민(공격 점유율 30.9%)과 대등한 수준이다. KB손해보험의 경우도 지난해 에드가에게 공격점유율 47.3%로 높은 의존도를 보였지만 올해 바뀐 용병 마틴에게는 33.9%를 기대고 있다.
의존도는 떨어졌지만 여전히 용병이 강한 팀이 상위권에 올라 있다. OK저축은행은 전반기 득점·공격성공률·서브 2위, 블로킹 1위 등 못하는 게 없는 시몬을 앞세워 단독선두를 질주 중이고 대한항공은 산체스의 부상 공백을 대체용병 모로즈로 긴급히 메워 전반기를 2위로 마쳤다. 득점과 서브 1위, 공격성공률 4위인 그로저가 이끄는 삼성화재와 공격성공률 1위 오레올을 앞세운 현대캐피탈은 3, 4위에서 대반전을 노리고 있다.
한편 트라이아웃(공개선발제) 첫 실시로 용병이 하향 평준화된 여자부는 토종이 강한 팀이 상위권에 있다. 2, 3라운드 최우수선수에 뽑힌 현대건설의 양효진은 팀의 단독 선두를 이끌고 있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
[프로배구] 올핸 외국인 선수 공격 의존도 떨어졌다는데… 팀 성적 ‘키’는 여전히 용병 손에
입력 2015-12-24 1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