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부 초기 검찰 최고의 요직이라는 서울지검장을 지낸 서영제 변호사의 회고록. 이 회고록이 특별한 의미를 가지는 것은 좀처럼 내부를 들여다 볼 수 없는 검찰청과 법조계의 얘기를 28년 경력의 검사가 꽤나 솔직하게 보고한다는 점에 있다. 검사장 출신이 쓴 검찰에 대한 최초의 본격적인 기록이기도 하다.
이 회고록은 참여정부의 화두였던 검찰개혁에 대한 평가서로도 읽을 수 있다. 저자는 서울지검장 시절 다뤘던 중요한 사건들을 비교적 상세하게 진술하면서 당시 강금실 법무부 장관이나 노 대통령이 검찰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증언한다. 저자는 “역대 대통령치고 자기와 아무런 관계도 없는 사람을 서울지검장에 앉힌 건 전례가 없었다”며 당시 집권층에서 볼 때 정치적 동조자가 아님이 분명한 자신이 서울고검장에 발탁된 것 자체가 검찰개혁의 시작이었다고 말한다.
저자의 회고는 초년병 검사에서부터 고검장 시절까지를 포괄한다. 시대적으로는 박정희 정권부터 노무현 정부까지 걸쳐져 있다. 이 때문에 그의 검사 생활 회고록은 한국 검찰의 한 소사로 읽히기도 한다. 수사에 대한 국회의원들의 청탁 실태, 조폭 두목인 조양은 구속 이후 현직 판·검사들로부터 항의전화를 받은 사연, 정치인·기업인·검찰간부들에 대한 평가 등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많다.김남중 기자
[손에 잡히는 책-누구를 위한 검사인가] 참여정부는 검찰 개혁 어떻게 했나
입력 2015-12-24 17: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