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發 ‘태풍’… 김한길도 탈당으로 기울었다

입력 2015-12-24 04:00
김한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오른쪽)이 23일 국회 의원회관 자신의 사무실에서 박주선 무소속 의원을 만나 현안을 논의한 뒤 밖으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제1야당이 연쇄 탈당과 타협 없는 주류·비주류 간 힘겨루기로 분당의 기로에 섰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23일 조기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하지만 선대위 권한을 두고서도 당내 의견이 엇갈렸고, 비주류는 “국민에게 감동을 줄 수 없다”며 거부했다. ‘극적 타협’이 없는 한 새정치연합은 이미 분당 수순에 돌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 대표와 중진 의원, 선대위 ‘동상이몽’=문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 당의 단합과 총선 승리를 위해 혁신과 단합의 기조로 선대위를 조기 출범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이에 문희상 원혜영 의원 등 당 중진들은 곧바로 회동을 갖고 중재안을 발표했다. 이들은 조기 선대위 구성을 제안하며 “이는 당을 이른 시일 내 안정화시키고 공정한 공천 관리와 총선 승리를 위해 20대 총선에 관한 모든 권한을 선대위에 위임하고, 당 대표와 최고위는 일상적인 당무만 보는 방안”이라고 밝혔다.

중진 회동에 참여한 한 의원은 국민일보 기자와 만나 “당내 분란이 계속되고 있으니까 김한길 의원이 이 안을 받든 받지 않든 문 대표는 조기 선대위 체제를 꾸려서 신속하게 움직여야 한다”며 “그래야 김 의원이 나갈 명분도 줄어들고, 중재안을 거부하고 나간다 해도 추가 탈당 인원이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도권 의원 10여명도 입장을 내고 중진 의원들의 입장을 전폭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문 대표 측에서는 중진·수도권 의원들이 조기 선대위 제안을 ‘과잉해석’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문 대표 측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조기 선대위에 문 대표가 참여하는지 마는지, 어떤 이야기도 안 했는데 왜 문 대표의 2선 후퇴냐”고 반문했다.

친노(친노무현)계 의원들도 중재안에 거세게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계속되자 김성수 대변인은 기자간담회를 갖고 “공천 관련해선 대표든, 최고위원회든, 선대위든 전권을 가질 수 없다. 공천에 관한 전권은 사람이 아니라 (공천혁신안의) 시스템에 있고, 시스템에 따라 원칙대로 가는 것이 혁신의 요지라는 것이 문 대표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중진들의 제안을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탈당으로 기운 김한길, 둑 무너진 광주=분당 국면에 키를 쥔 김한길 의원은 문 대표의 사퇴 없이는 야권 통합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김 의원은 “책임지는 모습이 아니라 이렇게 모면하려는 듯한 모습으로는 국민에게 감동을 주지 못한다”고 주변에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 측에서는 오히려 시점의 문제일 뿐 이미 탈당으로 결론이 난 상태라는 얘기도 나온다.

박지원 의원도 트위터를 통해 조기 선대위안에 대해 “배수진을 치면 감동을 주지 않는다. 늦었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이 탈당할 경우 전남 의원들의 후속 탈당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런 가운데 새정치연합 임내현 의원(광주 북을)이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을 선언했다. 그는 “(안철수 의원과) 중도세력을 포함한 새로운 정치가 필요하다는 원칙적 공감을 나눴다”고 했다. 당에 남은 장병완 권은희 박혜자 의원도 사실상 탈당 수순을 밟고 있어 광주는 주류 강기정 의원을 제외한 7명이 새정치연합을 탈당할 전망이다. 중진·수도권 의원들이 분당을 막기 위해 막판 중재 노력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극적 타협 전망은 어둡다.

임성수 문동성 기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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