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철 “野, 떡 달래서 줬더니 이젠 팔과 다리를 달라고 한다”

입력 2015-12-23 21:41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왼쪽)가 23일 국회 당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옆자리에 앉은 이재오 의원의 귓속말을 듣고 있다. 이동희 기자

12월 임시국회가 소집된 지 23일로 2주가 지났다. 하지만 법안 심사는 여전히 꽉 막혀 있다. 여야 지도부가 도장을 찍은 합의문조차 돌아서면 휴지조각이 돼버리는 데다 내분에 휩싸인 새정치민주연합이 상임위 가동에도 소극적이어서 숨통이 트일 기미가 안 보인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선 쟁점법안 논의에 응하지 않는 야당에 대한 성토가 쏟아졌다. 김무성 대표는 “야당은 연일 복지정책, 자영업 대책 등 정책간담회를 열면서 막상 국정을 논해야 할 국회는 왜 외면하느냐”며 “경제가 회복되지 않아야 다음 선거에서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이런 짓을 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야당 행태를 총선을 겨냥한 의도된 발목잡기로 몰았다.

원유철 원내대표도 “떡을 주면 또 달라고 하고 다 줬더니 이제는 팔과 다리를 달라고 한다”며 “전래동화 ‘해님달님’의 호랑이가 따로 없다”고 맹비난했다.

새정치연합 최고위원회의에선 당의 분열을 경계하는 목소리만 주로 나왔다. 새로 임명된 이목희 정책위의장의 강경 노선은 여야 간 협상과 대화를 더 어렵게 하고 있다. 이 정책위의장은 전날 여당이 처리를 원하는 법안 수만큼 야당 것도 다뤄야 한다며 법안 추가 연계방침을 밝혔다. 지난 2일 양당 원내대표는 기업활력제고특별법(일명 원샷법)과 대·중소기업상생협력촉진법,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과 사회적경제기본법, 테러방지법과 북한인권법 및 노동개혁 관련 법안은 합의 후 처리하기로 했었다. 이 중 새정치연합이 요구한 건 상생협력법과 사회적경제기본법 두 개였는데, 새 법안을 또 들고 나온 것이다. 새누리당 김정훈 정책위의장은 “야당은 정당으로서 갖춰야 할 질서가 무너져 각자의 역할이 무엇인지 불분명하다”며 “당 지도부도 각자 다른 주장을 해대니까 어디에 초점을 맞춰야 할지 모를 지경”이라고 쏘아붙였다.

이날 문을 연 국회 상임위는 교육문화체육관광·산업통상자원·환경노동 등 세 곳이었다. 기업의 사업 재편 시 5년간 한시적 특례를 주는 원샷법을 심사한 산자위 법안심사소위 위원들은 오찬을 함께하며 접점 찾기에 나섰다. 조선, 철강, 석유화학을 제외한 대기업은 법 적용대상에서 배제하는 문제를 놓고 입장차가 여전해 24일 다시 논의키로 했다. 환노위도 법안소위를 가동해 노동관계법을 심사했다.

시간강사에게 교원의 지위를 부여하고 임용 계약을 1년 이상으로 의무화하는 내용의 ‘시간강사법’은 2018년 시행될 전망이다. 이미 두 차례 시기를 미뤄 내년에 시행 예정이었으나 또다시 2년을 유예하는 고등교육법 개정안이 교문위를 통과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