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축구 선수가 경기 결과 대신 출전 기록으로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전망이다. 또 여자축구 전담 부서가 신설되고, 아마추어 축구 디비전 시스템이 구축된다.
대한축구협회는 23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비전 해트트릭 2033’을 발표했다. 유소년과 청소년 축구 문화를 바꾸기 위해 축구협회는 유소년과 청소년 선수가 상급 학교에 진학할 때 선수의 경기 성적이 아닌 경기에 참여한 기록을 제공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현재는 어떤 대회에서 몇 강 이내에 들었는지 그 결과가 진학을 결정했지만 앞으로는 경기에 출전한 경력이 진학의 요소가 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용수 협회 미래기획단장은 “선수의 경기 참여 기록을 생활기록부에 반영하도록 확대하는 등 신입생 전형 요소를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며 “이는 협회의 의지만으로는 되지 않고, 교육부와 문화체육관광부 등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내년 1월부터 축구협회에 여자축구 전담부서가 신설되고, 12세 이하 감독들은 경기장에서 선수들에게 고함 등을 칠 수 없게 된다. 수도권 대학의 여자축구 동아리 리그도 부활된다.
축구협회는 내년 생활체육전국축구연합회와 통합됨에 따라 아마추어 축구 디비전 시스템 구축을 위한 작업에도 착수한다. 2016년 K3 리그에 참가하는 20개 팀의 시즌 성적을 토대로 2017년 K3 리그를 두 그룹으로 나눠 운영하고, 2018년부터는 자체 승강제를 실시키로 했다. 2020년엔 내셔널리그와 K3 리그 팀들 중 기준을 충족하는 팀들로 KFL1(가칭)을 구성할 계획이다. KFL1에 포함되지 않은 내셔널리그와 K3 리그 팀, 신규 참가팀은 KFL2(가칭) 리그에 속하게 된다. 2020년까지 아마추어 리그 디비전은 KFL3(가칭·광역 생활축구 리그)와 KFL4(가칭·시군구 생활축구 리그) 등 총 4단계로 확대된다.
축구협회는 2033년까지 성인축구 디비전 시스템을 완결한다는 방침이다. K리그 클래식(1부)과 챌린지(2부)는 프로, KFL1과 KFL2는 세미프로(아마추어로 간주), KFL3과 KFL4는 아마추어 리그의 피라미드 구도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고교 축구선수 팀성적 안 좋아도 공만 잘 차면 대학에 갈 수 있다
입력 2015-12-23 2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