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성형외과 대리수술 피해자 20만명

입력 2015-12-22 23:30
‘대리수술’ 논란을 불러일으킨 ‘그랜드성형외과’의 피해자가 7년간 최대 20만명에 이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병원의 모 원장은 수술을 한 건도 집도한 적이 없다는 내부 고발자 진술도 나왔다. 대리수술은 환자가 동의한 집도의 대신 다른 의사 등이 수술하는 것으로 ‘유령 수술’이라 불린다.

대한성형외과의사회는 22일 서울시내 한 식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그랜드성형외과는 2008년 강남 소재 ‘그랜드치과’를 개설해 7년간 간판 없이 유령 수술을 집중 시행해 왔다”고 폭로했다. 그랜드성형외과에서 행정직원으로 일하다 퇴사한 A씨는 대리수술에 참여한 의사의 수를 묻는 질문에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안면윤곽술로 유명한 원장 대신 다른 사람이 들어갔다는 건 알고 있다. 원장은 진료만 하고 수술하는 경우는 없었다”고 했다. 이어 “주로 성형외과 의사들은 진찰하고 환자를 수면마취나 전신마취를 시켜놓으면 치과의사나 산부인과의사가 대리수술했다”고 말했다. 또 진료기록부 수년치를 파쇄했고, 실제 수술자 이름 등 내부 열람용 전자정보가 담긴 하드디스크도 파기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그랜드성형외과 측은 “전혀 근거 없는 주장일 뿐이다. 의사회가 일개 병원을 굴복시키려 무리수를 두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성형외과의사회는 2013년 12월 그랜드성형외과에서 성형수술을 받은 여고생이 숨지자 ‘대리수술’ 의혹을 제기하며 지난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