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개혁 및 경제활성화 법안 처리를 위해 강도 높은 국회 비판발언을 이어왔던 박근혜 대통령이 이번에는 간절한 호소에 나섰다. ‘총선 심판론’까지 제기하며 연일 정치권을 압박하던 것과는 달리 22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선 “참담하다. 답답하다”는 표현과 함께 법안 처리를 간곡히 당부한 것이다.
◇간곡한 어조로 법안 처리 당부=박 대통령은 우선 노동개혁 5법과 관련해 “이제 열흘이 지나면 정년연장이 시작되는데 그냥 이대로 간다면 청년들의 어려움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국회가 조금이라고 이분들의 애타는 심정에 귀 기울이고 적극적으로 나서주기만을 기다리는 심정이 참 참담하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적으로 테러위협에 노출된 상황에서 테러방지법도 통과되지 못하는 것은 통탄에 가까운 일”이라며 “국회와 정치권이 법안 통과를 호소하는 이들의 간절함을 듣고 있는지 가슴이 답답하기만 하다”고 호소했다. 아울러 “대한민국의 미래는 결코 저 개인, 대통령의 것도 아니다. 정치권의 이득과 실리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국민 경제 살리기와 국민의 안전”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최근 국제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의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 사실을 언급하면서도 혁신과 개혁의 퇴행은 오히려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신용등급 상향은 우리 정부의 노동개혁 등에 대한 신뢰가 미리 반영된 것으로, 개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경제에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구조개혁이 후퇴하면 신용등급을 다시 하향할 수 있다는 (무디스의) 경고 메시지”라며 “앞으로 혁신과 개혁의 노력이 후퇴하거나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다면 우리는 국제사회의 신뢰를 잃을 것”이라고 했다.
◇교체 장관에 “진실한 사람 돼달라”=박 대통령은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전날 개각으로 교체되는 장관 5명에게 사의를 표하면서 ‘진실된 사람’을 언급했다. 박 대통령은 “옛말에 ‘들어갈 때 마음과 나올 때 마음이 한결같은 이가 진실된 사람’이라는 말이 있다”며 “그것은 무엇을 취하고 얻기 위해서 마음을 바꾸지 말고 일편단심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말이기도 하다”고 했다. 이어 “끝까지 국민을 위해 헌신과 봉사하는 마음으로 사명감을 갖고 임해 달라”고 했다. 이들 장관이 정치권에서도 내각에 있을 때처럼 협력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이 ‘진실한 사람’ 언급을 한 것은 지난달 10일에 이어 두 번째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10일에도 “국민을 위해 진실한 사람들만이 선택받을 수 있도록 해 달라”며 ‘심판론’을 처음 제기했었다.
박 대통령은 이와 함께 대학구조개혁법의 국회 처리 필요성도 처음으로 제기했다. 박 대통령은 “대학 구조개혁을 차질 없이 추진하기 위해선 현재 국회에 계류돼 있는 대학구조개혁법의 통과가 절실하다”며 “이 법이 있어야만 대학 평가를 바탕으로 한 정원 감축과 대학의 자발적인 퇴출을 유도할 수 있다”고 했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
朴 대통령 “법안 처리 안돼 참담하고 답답하다” 간절한 호소
입력 2015-12-22 2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