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당 안팎 거듭된 사퇴 압력에도 연일 정면돌파 행보

입력 2015-12-22 21:35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탈당으로 다시 거센 대표직 사퇴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정면돌파 의지를 재차 드러내고 있다. ‘문재인 체제’로 총선을 치르겠다는 각오를 피력하면서 핵심 지지층 결집에 총력을 쏟는 모습이다.

문 대표는 22일 국회에서 열린 ‘신입당원들과의 만남’ 행사에 참석해 “6만4000여명이 새롭게 온라인 입당으로 당원 가입을 해주셨는데 지금 우리에게 굉장히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당이) 여러 가지 혼란스러운 상황이어서 이보다 더 큰 응원과 격려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1만번째, 3만번째 온라인 입당자, 1996년생 최연소 당원 두 명 등과 함께 점심을 같이하며 환담했다. 문 대표 측 관계자는 “우리가 믿을 것은 지지자들밖에 없다”며 “총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라 지지층 결집을 위한 행사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문 대표의 행보는 당 안팎의 반발이 계속된다 해도 총선까지 현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안 의원 탈당 후 현역 의원 4명이 추가 탈당하고 김한길 박지원 박영선 의원, 김부겸 전 의원 등 당 중진들의 사퇴 촉구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이를 정면으로 뚫고 나가겠다는 얘기다. 나흘 전에는 김한길 의원의 사퇴 요구를 단호하게 거부했고, “남은 식구들끼리 똘똘 뭉쳐야 한다”(20일) “낡은 껍데기를 벗겨내는 고통을 감내해야 새살이 돋는다”(21일) 등의 말로 결연한 의지를 드러냈다.

현재 당내에 그를 제외하면 대선주자급 인사가 없다는 것도 대표직 유지 결정을 뒷받침하는 이유 중 하나로 관측된다. 내년 총선을 책임질 ‘얼굴’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공무원 신분이라 내년 총선에는 깊이 개입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문 대표는 이번 주 남은 기간 동안 공식적인 대외 일정을 자제하고 흐트러진 당 분위기를 수습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당내 인사들과 추후 정국 운영을 구상하는 동시에 외부에서 새로운 인재 등용을 위한 물밑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는 다음달 12일까지 현역 의원 하위 20% 교체를 위한 실무 작업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물갈이와 ‘새 피’ 수혈의 시간이 임박한 셈이다. 한 당직자는 “(문 대표가) 특별한 일정이 없는 날에는 무조건 인재 영입을 위한 만남을 갖고 있다고 보면 된다”며 “내년 초에는 영입된 인재들의 면면이 공개될 것”이라고 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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