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겨울답지 않은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세계 최대 인공빙벽인 충북 영동 빙벽장에 얼음이 얼지 않아 비상이 걸렸다.
영동군은 내년 1월 2일 용산면 율리 초강천 옆 바위절벽에 암벽빙벽장을 개장할 계획이라고 22일 밝혔다.
높이 40∼100m, 폭 20∼50m의 얼음 절벽 4개를 갖춘 이곳은 인공빙벽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이 빙벽은 금강 지류인 초강천 물을 바위절벽 위로 끌어올린 뒤 40여일간 스프링클러로 분사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이곳은 볕이 들지 않고 바람까지 심해 겨울철 기온이 주변보다 2∼4도 정도 낮다. 절벽에 물을 뿌리면 12월 초부터 얼어붙기 시작해 연말이 되면 얼음세상으로 변한다. 해마다 전국에서 빙벽 동호인 3만여 명이 다녀가고 있다.
하지만 올 겨울은 사정이 다르다. 군은 이달 들어 바위절벽에 빙벽을 만들기 위해 14대의 스프링클러를 가동하고 있지만 날씨가 포근해 얼음이 얼지 않고 있다. 빙벽장을 개장하려면 20㎝ 이상 두께로 얼음이 얼어야한다.
이대로라면 오는 1월 23∼24일에 예정된 제8회 국제빙벽대회 개최도 쉽지 않아 보인다. 이 대회는 남녀 일반부·남녀 장년부·남녀 고등부 등 8개 종목으로 나눠 350여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이 지역의 이달 평균기온은 2.6도로 지난해 영하 3도에 비해 5.6도나 높았다. 최저기온이 영상권에 머문 날도 5일이나 된다.
군 관계자는 “최근 포근한 날씨로 빙벽장이 얼음 대신 물만 줄줄 흘러내리고 있다”며 “기상 상황을 보며 빙벽장 운영 계획과 빙벽대회 개최 여부 등을 다시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영동=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
얼지 않는 겨울 얼음 없는 빙벽… 포근한 날씨에 세계 최대 영동 인공빙벽장 물만 줄줄
입력 2015-12-22 2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