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지 않는 겨울 얼음 없는 빙벽… 포근한 날씨에 세계 최대 영동 인공빙벽장 물만 줄줄

입력 2015-12-22 21:09
최근 포근한 날씨로 내년 1월 충북 영동빙벽장에서 개막하는 제8회 충북도지사배 영동국제빙벽대회에 차질이 우려된다. 지난 1월에 개장한 빙벽장 모습. 영동군 제공

최근 겨울답지 않은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세계 최대 인공빙벽인 충북 영동 빙벽장에 얼음이 얼지 않아 비상이 걸렸다.

영동군은 내년 1월 2일 용산면 율리 초강천 옆 바위절벽에 암벽빙벽장을 개장할 계획이라고 22일 밝혔다.

높이 40∼100m, 폭 20∼50m의 얼음 절벽 4개를 갖춘 이곳은 인공빙벽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이 빙벽은 금강 지류인 초강천 물을 바위절벽 위로 끌어올린 뒤 40여일간 스프링클러로 분사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이곳은 볕이 들지 않고 바람까지 심해 겨울철 기온이 주변보다 2∼4도 정도 낮다. 절벽에 물을 뿌리면 12월 초부터 얼어붙기 시작해 연말이 되면 얼음세상으로 변한다. 해마다 전국에서 빙벽 동호인 3만여 명이 다녀가고 있다.

하지만 올 겨울은 사정이 다르다. 군은 이달 들어 바위절벽에 빙벽을 만들기 위해 14대의 스프링클러를 가동하고 있지만 날씨가 포근해 얼음이 얼지 않고 있다. 빙벽장을 개장하려면 20㎝ 이상 두께로 얼음이 얼어야한다.

이대로라면 오는 1월 23∼24일에 예정된 제8회 국제빙벽대회 개최도 쉽지 않아 보인다. 이 대회는 남녀 일반부·남녀 장년부·남녀 고등부 등 8개 종목으로 나눠 350여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이 지역의 이달 평균기온은 2.6도로 지난해 영하 3도에 비해 5.6도나 높았다. 최저기온이 영상권에 머문 날도 5일이나 된다.

군 관계자는 “최근 포근한 날씨로 빙벽장이 얼음 대신 물만 줄줄 흘러내리고 있다”며 “기상 상황을 보며 빙벽장 운영 계획과 빙벽대회 개최 여부 등을 다시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영동=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