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의 우주여행 ‘재활용’ 혁명… 위성 띄운 로켓, 첫 무사귀환

입력 2015-12-22 21:27
억만장자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미국의 민간 우주선 개발업체 스페이스X가 소형 위성 11개를 탑재한 팰컨 9 로켓을 21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기지에서 발사했다(첫 번째 사진). 로켓은 궤도를 그리며 솟아올랐다가(두 번째 사진 왼쪽) 지상에 착륙(오른쪽)하는 데 성공했다. 세 번째 사진은 착륙한 팰컨 9 로켓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의 민간 우주선 개발업체 스페이스X가 21일(현지시간) 위성 탑재 로켓 ‘팰컨 9’을 발사한 뒤 추진 로켓을 지상에 착륙시키는 ‘로켓 재사용’ 실험에 성공했다. 지난 6월 발사 중 로켓이 폭발하는 사고를 딛고 6개월 만에 거둔 성공이다. 스페이스X를 이끌고 있는 억만장자 일론 머스크(사진)와 지난달 한발 앞서 로켓 회수에 성공한 아마존 최고경영자 제프 베조스 간의 재사용 로켓 경쟁이 한층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미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소형 위성 11개를 탑재한 팰컨 9 로켓은 이날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기지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로켓은 해발 200㎞ 지점까지 상승해 위성궤도에 진입한 뒤 다시 추진 로켓을 점화해 발사 10분 후쯤 지상에 무사히 착륙했다. 착륙 지점은 발사대에서 10㎞가량 떨어진 옛 공군기지 시험발사장이었다.

특히 스페이스X의 이번 로켓 회수는 탑재한 화물을 궤도에 진입시킨 후 지상으로 귀환했다는 점에서 최초의 성과다. 인공위성을 궤도에 올려 보낸 추진체가 지구에 온전하게 착륙했다는 것은 재활용할 수 있는 추진체를 개발했다는 의미로, 우주선 발사비용을 10분의 1가량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머스크의 우주 프로젝트 라이벌인 베조스의 발사 추진 로켓 회수는 준궤도 비행에 쓰인 것이라 스페이스X의 궤도 로켓 실험이 더 고난도라는 분석이다.

스페이스X 측은 “마치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너머로 연필을 날려 보내고 이를 반대편의 신발 상자에 받아낸 것과 같다”며 고난도 실험의 성공을 자축했다. 머스크 역시 착륙 성공 직후 “귀환을 환영한다. 베이비!”라는 트윗을 날렸고, 언론에 “혁명적인 순간이다. 지금껏 누구도 궤도급 추진 로켓을 회수한 적이 없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스페이스X의 성공 소식이 전해진 후 베조스는 트위터에 “성공을 축하한다. 클럽에 들어온 것을 확인한다”며 축하와 견제를 함께 보냈다.

스페이스X는 여세를 몰아 다음 달 또 다른 상업위성과 미 항공우주국(나사)의 해양 과학 위성 등 두 차례의 발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또한 내년 2월 국제 우주정거장 보급 임무를 성공시키겠다는 목표도 공개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