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 그룹, 내년 초 대규모 인턴 채용… 대학생들 “정규직 꿈의 동아줄 잡아라”

입력 2015-12-22 20:39 수정 2015-12-22 21:06

서울시내 4년제 대학 마지막 학기를 다니고 있는 장모(25)씨는 하반기 은행권 인턴 3곳 지원했다가 2곳은 떨어지고 나머지 1곳은 발표를 기다리는 중이다. 3곳 모두 우수 인턴을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정규직 전환형 인턴은 아니었지만 9월에 원서를 넣고 면접까지 보는 등 채용과정은 일반 공채와 별반 차이가 없었다. 장씨는 “하반기 정식 공채도 4군데 지원해 다 떨어졌는데, 이제는 인턴 되기도 쉽지 않다”고 하소연했다.

지난해 여름 대학을 졸업한 박모(27)씨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 상반기까지 5번 인턴에 지원했다. 그중 4번 탈락한 박씨는 마지막으로 지원한 한 마케팅 업종 중소기업에 가까스로 뽑혀 6개월 인턴 과정을 거친 후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박씨는 “정규직 채용 경쟁률이 너무 높아 기회가 없다 보니 인턴 일자리도 간절한 마음으로 지원한다”고 말했다.

대학가에 경기불황으로 인한 취업 한파가 몰아친 가운데 대기업들이 내년 초 대규모 인턴 모집에 나선다. 특히 이번 인턴 모집은 대부분 정규직 전환으로 이어지는 곳이 많아 벌써부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22일 현대자동차, LG, 롯데 등 주요 10개 그룹의 2016년도 동계 인턴 선발 공고 현황을 조사한 결과 8개 그룹은 ‘정규직 전환형 인턴’을 선발하고, 2개 그룹은 정규직 지원 시 우대하는 ‘채용 우대형 인턴’을 뽑는다.

그룹별로 현대차그룹은 현대자동차, 현대오토에버 등 2개 계열사에서 인턴을 뽑는다. 현대자동차는 연구개발, 파이롯트(선행제작공정), 플랜트운영, 플랜트기술 등 4개 직군에서 정규직 전환형 인턴을 채용한다. 인턴 참가자는 내년 1∼2월 인턴 신분으로 현대차 연구소(수도권, 남양), 현대차 플랜트(울산, 아산, 전주) 등에서 근무한다. 근무기간 평가 우수자는 정규직으로 전환된다.

LG그룹은 LG전자, LG CNS 등 2개 계열사에서 인턴을 뽑는다. LG전자는 H&A(생활가전)사업, VC(전장부품)사업, 생산기술원, 한국영업 등 4개 직군에서 10여명의 정규직 전환형 인턴을 채용한다. 내년 1∼2월 두 달간 인턴을 거친 뒤 임원면접을 통해 약 50%가 정규직으로 전환된다.

롯데그룹은 식품(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롯데리아) 서비스(롯데정보통신) 유통(롯데백화점, 롯데마트, 하이마트, 롯데면세점, 롯데슈퍼, 코리아세븐, 롯데홈쇼핑, 롯데닷컴) 건설·제조(롯데건설, 캐논코리아비즈니스솔루션) 금융(롯데카드, 롯데캐피탈, 롯데멤버스) 등 5개 부문에서 400명의 정규직 전환형 인턴을 선발한다. 내년 1∼2월 인턴기간 동안 우수한 평가를 받은 50∼60%는 정규직이 된다.

이외에도 CJ그룹과 GS리테일, 동부화재, 현대증권, 현대백화점 등에서 인턴 근무자 중 50∼80%를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정규직 전환형 인턴을 선발한다. 포스코그룹과 한화그룹은 신입사원 채용 시 서류전형에서 가산점을 주거나 서류전형을 면제받는 채용 우대형 인턴을 뽑는다.

노용택 최예슬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