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학 연세대 신임 총장·염재호 고려대 총장은 절친… 경쟁 넘어 협력체제 구축해 나갈지 주목

입력 2015-12-22 19:30

전통의 ‘사학 라이벌’ 연세대와 고려대에 절친한 사이의 두 총장이 자리를 잡았다. 두 학교가 어떤 협력 체제를 구축해갈지 주목된다.

내년 2월부터 임기가 시작되는 연세대 신임 총장 김용학(62) 교수와 고려대 염재호(60) 총장은 대학생 시절 만나 지금까지 깊은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 김 교수와 염 총장은 같은 73학번이다. 김 교수는 연세대 사회학과, 염 총장은 고려대 행정학과를 다녔다.

인연이 시작된 것은 미국 유학을 준비하면서였다. 한국고등교육재단 지원으로 유학을 떠나기 전에 1년간 미국 문화·언어를 교육하는 프로그램에서 처음 만났다. 김 교수는 시카고대, 염 총장은 스탠퍼드대에서 각각 사회학과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귀국해서도 친분을 이어갔고 평소에도 사회와 대학이 나아갈 방향 등을 놓고 자주 의견을 나눴다고 한다. 나이는 염 총장이 두 살 아래지만 친구처럼 허물없이 지낸다는 게 주변인들의 전언이다.

김 교수는 지난 17일 총장으로 선임된 직후 염 총장과 통화를 했다. 두 학교가 협력관계를 만들어가자는 데 뜻을 같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교 학생이 시설을 함께 사용하는 일종의 ‘공유경제’ 아이디어도 나왔다고 한다.

대학가에선 ‘절친’ 두 사람이 총장직을 맡으면서 그동안 경쟁해온 두 대학이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내다본다. 교육 현안 등에서 협력과 연대의 새로운 무대를 열 것이란 기대다. 연세대의 한 교수는 22일 “한국 대학사회가 지나치게 학교 간 경쟁 위주인 것은 문제”라며 “두 대표 사학이 협력 체제를 구축하면 매우 상징적인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