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훈련장 태릉선수촌에선 올림픽 향해 새벽 6시부터 달린다

입력 2015-12-22 20:20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22일 새벽 6시, 서울 노원구 태릉선수촌의 아침은 이미 밝아 있었다. 내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까지 227일이 남은 가운데 유도, 양궁, 펜싱 등 100여명의 선수들은 올림픽을 위한 담금질에 들어가 있었다.

하루 10시간 가까이 되는 훈련을 소화하며 체력 훈련에 열중이었다. 이날도 새벽 체조와 조깅을 시작으로 오전, 오후, 그리고 야간까지 맹훈련이 이어졌다.

최종삼 태릉선수촌장은 “체력 훈련을 중점으로 하는 이번 겨울 훈련이 가장 중요하다. 선 체력 후 기술이다. 그런 면에서 이날의 훈련이 올림픽을 좌우한다”고 말했다.

오전 10시쯤 찾은 월계관은 우렁찬 기합 소리로 가득했다. 웨이트트레이닝장인 이곳에서 남녀 유도 선수들이 오전 훈련을 소화했다. 밧줄 오르기, 선수를 업고 뛰기, 줄 당기기 등 쉴 새 없이 훈련이 진행됐다. 남자유도 기대주 김원진의 몸은 땀으로 흠뻑 젖어있었다.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이후 20년 만에 금메달을 노리는 여자유도 선수들의 상황도 비슷했다. 코어 훈련으로 출발해 스쿼트, 데드레프트 등이 계속됐다. 데드포인트에 다다를 때마다 ‘윽’ 하는 신음 소리가 터져 나왔다. 손에는 굳은살이 가득했다.

여자 57㎏급의 김잔디는 “야간 개인 훈련까지 오후 10시 반이 돼야 끝난다. 피곤하지만 부족한 부분이 불안해 스스로를 채찍질하기도 한다”며 “밥도 맛이 아니라 살기 위해 먹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미소를 머금은 서정복 감독은 “이원희 코치가 훈련을 ‘빡세게’ 시킨다. 목표가 전 체급 메달 획득이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이원희 코치는 훈련 내내 매의 눈으로 선수들을 지켜봤다. 중간 중간 선수들의 훈련 자세가 흐트러질 때면 어김없이 쓴 소리가 따라왔다. 이 코치의 레슨은 야간 훈련에도 멈추지 않았다. 48㎏급 정보경은 “이 코치님이 제가 부족한 기술을 점수로 연결하는 방법, 굳히기 자세 등 1대 1로 가르쳐 주신다. 부족한 부분을 채워서 좋긴 한데 힘들긴 힘들다”고 멋쩍게 웃었다.

한편 기합 소리가 넘쳤던 월계관과 달리 양궁장은 적막이 흘렀다. 선수들의 호흡 소리와 ‘팽’하고 활시위를 당겼다 놓는 소리만이 들렸다. 바늘구멍 통과보다 어렵다는 대표 선발전을 남겨두고 있어 훈련장엔 묘한 긴장감도 흘렀다. 2012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기보배도 긴장이 되는 건 마찬가지. 기보배는 2014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한 아픔이 있다. 기보배는 “감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국가대표 선발이 첫 번째 목표다. 런던올림픽을 준비할 때와 같은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양궁팀은 리우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양창훈 여자양궁 감독은 “아직 한 번도 성공한 적 없는 금메달 4개 싹쓸이가 목표다. 이를 위해 내년 1월 21일부터 2월 11일까지 3주간 상파울루로 전지훈련을 떠난다”고 말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