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농민혁명 당시 주민자치기구인 집강소(執綱所) 가운데 유일하게 남아있던 ‘원평 집강소’ 건물이 복원됐다(사진).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은 전북 김제시 금산면에 남아 있는 ‘원평 집강소’ 복원 준공식을 갖고 일반인에 개방했다고 22일 밝혔다.
1882년에 지어진 이 건물은 정면 4칸의 초가로 동학혁명 당시 백정 출신 동록개가 동학지도자인 김덕명 원평대접주에게 “신분차별 없는 세상을 만들어 달라”며 헌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건물은 동학농민군 최고지도자인 전봉준 장군을 비롯한 여러 농민군 지도자들의 회의 장소로도 사용됐다.
하지만 동학농민혁명이 실패한 뒤 집강소도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졌고 오랫동안 방치됐다. 일제강점기 때는 면사무소가 들어섰다가 이후 원불교 교당, 개인주택으로 사용되다 폐가가 됐다.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은 집강소 가운데 유일하게 남아있던 이 건물을 지난해 10월 사들여 복원공사를 벌여왔다.
집강소는 1894년 5월 동학농민군이 전주성을 점령한 뒤 조선정부와 전주화약을 맺고 전라도 53개 군·현에 설치했던 자치기구다. 세계사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관과 민이 함께 한 협치기구다.
김대곤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이사장은 “민관이 함께 폐정개혁을 추진한 집강소는 우리나라 자생 민주주의의 효시”라며 “복원된 원평 집강소가 동학농민혁명 정신을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제=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
현존 유일의 동학혁명 집강소 복원 개방
입력 2015-12-22 2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