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성훈] 학생평가도 이젠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입력 2015-12-22 18:03

2015 개정 교육과정은 핵심개념과 원리 제시, 학습량 적정화와 과정 중심의 평가를 축으로 하는 교육 패러다임의 변화를 추구한다. 교육의 패러다임적 변화를 기대하려면 학생평가 또한 새로워져야 한다. 그렇다면 평가를 어떻게 해야 교육을 교육답게 할까.

첫째, 총괄평가에 기말시험이 빠질 수 없는 걸까. 총괄평가라고 해서 꼭 기말에 시험을 보아야 할 필요는 없다. 학기 중의 형성평가들을 종합하거나 기말의 수행평가로만으로도 총괄적으로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평가는 교과 내에서만 출제해야 할까. 교육과정이 교과별로 짜여 있으니 교과 내 선생님들이 서로 협동해야 함은 당연하나 융복합적 역량을 기르기 위해서는 수업뿐 아니라 평가에서도 교과 간의 벽을 넘나들 수도 있어야 할 것이다. 셋째, 성취도 평가는 개인차를 정교하게 서열화해야 가능한 걸까. 개인차를 무시해선 안 되지만 100점 만점인 시험에서 1점이나 2점 심지어 0.1점의 차이가 역량의 차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입학선발 상황에서는 서열화를 위한 평가를 해야 하나 교실 상황에서는 교육적 성취를 돕기 위해 평가해야 한다. 넷째, 평가는 교사가 해야 하는 것일까. 교사가 하는 평가는 학생이 납득하고 반성할 때 즉, 학생의 자기평가로 이어질 때 교육적 의미를 가진다. 따라서 평가의 목적에 따라서는 학생 자기평가나 동료평가가 더 효과적일 수도 있다.

교육현장에는 이런 고정관념을 벗어나려는 노력이 존재한다. 학교와 교사 차원의 노력이 있다. Y중학교는 수학여행과 같은 행사의 기획, 준비, 시행 등 모든 활동을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하도록 한다. 학교 교사들은 협동해 교육과정을 재구조화하고, 각 단계에서 수행평가를 한다. 교사의 예로서, C교사는 지필시험을 치른 뒤 학생의 오답원인 자기평가를 유도한다. 그 교사는 채점한 결과를 학생들에게 나누어 주고, 학생들로 하여금 틀린 문항 각각의 오답 원인이 무엇인지를 스스로 판단해 주어진 자기평가 양식에 쓰도록 한다. 이 예들은 고정관념을 넘어 교육 본질적 활동으로서의 학생평가가 실제로 가능함을 보여준다.

김성훈 동국대 교육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