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총선을 114일 앞두고 개각이 단행되면서 정치인 출신 장관들은 모두 내년 총선 출마를 기정사실화하게 됐다. 여당 내 공천 룰 경쟁이 본격화한 만큼 친박(친박근혜) 구심점 마련의 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부분이 새누리당 ‘텃밭’ 지역 출마를 목표로 하고 있어 비박(비박근혜)계의 ‘험지 출마론’의 집중 견제를 받을 수도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경북 경산·청도),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인천 연수),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부산 연제) 등 지역구가 있는 현역 국회의원들은 현재 지역구 출마가 유력시된다. 선거구 획정이 마무리되지 못한 상황이어서 일부 변수는 남아 있지만 이들은 지역구 변경을 염두에 두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최 부총리 지역구인 경산·청도는 경북에서 유일하게 인구 상한을 초과하는 지역이어서 분구돼 일부가 다른 지역구와 합쳐질 가능성이 높다. 황 부총리 지역구인 인천 연수 역시 인구가 31만명이 넘어 분리된다. 연수에는 새누리당 민현주 의원과 민경욱 전 청와대 대변인 등이 출마를 선언하고 지역구를 다지는 중이다. 다만 이들은 송도신도시 지역을 노리고 있어 황 부총리와 맞붙을 가능성은 낮다.
김 장관 지역구인 부산 연제는 치열한 당내 경선이 예고돼 있다. 당초 김 장관과 이주환 전 부산시의원 간 맞대결이 예상됐지만 최근 친이(친이명박)계 출신의 진성호 전 의원이 가세했다.
지역구가 없는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은 고향인 경북 경주보다 출신 고교(경북고)가 있는 대구에 출마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시당위원장인 류성걸 의원이 버티고 있는 동갑을 노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친박계 인사 간 본선급 경선을 치러야 하는 셈이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부산 해운대 기장갑·을에서 분구되는 기장 출마가 거론된다. 이곳은 친이계 출신의 안경률 전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 사무총장, 김한선 전 육군 53사단장 등이 출마 선언을 했다.
공교롭게도 5명 중 4명이 대구·경북(TK), 부산·경남(PK) 등 여당 강세 지역 출마를 목표로 하고 있어 비주류의 반발도 예상된다. 정두언 의원은 최근 “박근혜정부 장·차관들이 대통령과 정부·여당을 진정으로 위한다면 수도권의 야당 현역의원 지역에 출마해 정권에 힘을 보태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무성 대표도 21일 “당의 소중한 자산이 되는 명망가가 수도권에 출마하도록 권유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는 이야기가 있었다”며 “당의 자산이 될 수 있는 사람들이 한 지역에 몰려 있는 건 교통정리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
정치인 출신 장관들 총선 앞으로… 비박계 ‘험지 출마론’ 견제 거셀 듯
입력 2015-12-21 22:27 수정 2015-12-22 0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