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 유니버스, 제가 아니라고요?… 진행자, 수상자 잘못 호명

입력 2015-12-21 22:18
20일(현지시간) 열린 미스 유니버스대회 시상식에서 우승자로 잘못 호명된 콜롬비아 대표(오른쪽 위)가 위로를 받고 있다. 진짜 우승자 필리핀 대표(왼쪽 아래). AP연합뉴스

미스 유니버스대회에서 사회자의 호명 실수로 우승자가 뒤바뀌는 촌극이 벌어졌다. 2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미스 유니버스대회 시상식에서는 사회자인 코미디언 스티브 하비가 미스 콜롬비아 아리아드나 구티에레스를 미스 유니버스라고 발표했다. 구티에레스는 환호와 함께 눈물을 글썽이며 왕관을 썼다. 미소를 띠면서 무대를 누비기도 했다.

하지만 영광의 시간은 오래가지 않았다. 우승자와 준우승자를 혼동한 것을 발견한 하비가 급히 발표를 정정했기 때문이다. “제가 사과를 해야 합니다. 2015년 미스 유니버스는 필리핀입니다.”

이후 구티에레스는 황급히 자리를 떴고 ‘진짜’ 미스 유니버스인 필리핀 대표 피아 알론소 워츠바흐는 믿기지 않는 듯 한동안 멍하니 서 있었다. TV 생방송을 통해 전 세계 수백만명이 지켜보는 상황에서 왕관의 주인공이 30초 만에 바뀐 것이다. 청중이 야유를 보내면서 시상식장은 난장판이 됐다. 사회자 하비는 말을 더듬으며 “나의 실수였지만 여전히 좋은 밤이다. 여성들을 향해 야유를 보내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

이날 대회가 열린 ‘플래닛 할리우드 리조트 앤드 카지노’와 ‘파리 호텔 앤드 카지노’ 앞에서는 인도로 차량 1대가 돌진해 1명이 숨지고 26명이 부상했다. 경찰에 따르면 운전자는 20대 흑인 여성으로 3살가량의 아이와 함께 타고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테러는 아니지만 고의적인 행동이었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배병우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