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넘버 2’ 서울중앙지검장 이영렬… 법무부, 검사장급 이상 인사

입력 2015-12-21 22:31
이영렬 대구지검장
이영렬(57·사법연수원 18기·사진) 대구지검장이 검찰 ‘2인자’로 통하는 서울중앙지검장에 발탁됐다. 의외의 인선이란 평가가 많다.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검찰 동기인 연수원 19기에서 고검장 3명이 나왔다. 검찰 지휘부의 전체 인사구도를 짤 때 우 수석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법무부는 21일 검사장급 이상 검찰 간부 43명의 승진·전보 인사를 24일자로 단행했다. 연수원 18기 중 오세인(50) 서울남부지검장이 광주고검장으로, 문무일(54) 대전지검장이 부산고검장으로 승진 발령됐다. 지난해 18기 중에서 첫 고검장이 된 김주현(54) 법무부 차관은 대검찰청 차장으로 이동했다. 승진에서 탈락한 18기 검사장 8명은 ‘반강제 용퇴’할 것으로 예측됐지만 이명재(55·법무연수원 기획부장) 박민표(52·대검 강력부장) 김해수(55·대검 공판송무부장) 검사장은 현직에 남았다.

법무부 차관에는 이창재(50) 서울북부지검장, 대구고검장에는 윤갑근(51) 대검 반부패부장, 대전고검장에는 김강욱(57) 의정부지검장이 올랐다. 19기 중 3명이 18기 선배 3명과 함께 고검장이 된 것이다. 김진태 전 검찰총장 시절 3명이던 부산·경남(PK) 출신 고검장은 이번 인사로 ‘0명’이 됐다.

서울 출신인 이영렬 지검장의 발탁으로 현 정부 들어 계속된 대구·경북(TK) 출신 인사의 서울중앙지검장 독식도 끝났다. 검사들도 “예상치 못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당초 김주현 차관이나 오세인 지검장, 혹은 우 수석의 동기인 19기가 유력 후보로 꼽혔다.

물밑 경쟁이 가열되고 잡음마저 새 나오자 ‘안정적이고 무난한 카드’를 택했다는 해석도 있다. 이영렬 지검장은 18기 가운데 최연장자이며 김현웅 법무부 장관과 김수남 검찰총장의 서울대 법대 1년 선배이기도 하다. 한 간부는 “대형(大兄) 리더십의 검사”라고 평했다. 다른 관계자는 “(청와대가) 정치적 중립성을 의심받을 수 있는 ‘색깔’은 빼려 했을 수 있다”고 했다.

세월호 수사 때 해경의 관리·구조 부실을 수사한 지휘라인은 모두 고배를 마셨다. 목포해경 123정장 등을 처벌하자는 수사팀과 정부 책임론 부각을 우려한 청와대 간의 마찰이 있었다. 당시 광주지검장과 차장이던 변찬우(55·18기) 대검 강력부장, 이두식(53·21기) 서울고검 형사부장은 승진에서 탈락했다. 대검 형사부장이던 조은석(50·19기) 청주지검장은 사법연수원 부원장으로 전보됐다. 반면 최근 조희팔 수사를 맡고 있는 대구지검은 이영렬 지검장에 이어 김영대(52·22기) 1차장도 검사장으로 승진했다.

과거 검찰 ‘빅4’에 속했던 법무부 검찰국장과 대검 공안부장은 안태근(49·20기) 국장, 정점식(50·20기) 부장이 유임됐다.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장을 맡고 있는 김기동(51·21기) 대전고검 차장도 인사 대상에서 빠졌다. 한편 연수원 21기에서 4명, 22기에서 7명도 ‘검찰의 별’로 불리는 검사장 대열에 새롭게 합류했다.

지호일 이경원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