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공식 종식선언 안할 듯

입력 2015-12-21 22:28 수정 2015-12-22 00:44
보건 당국이 23일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공식 종식을 선언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추가 감염 가능성이 없고 위기경보도 ‘주의’에서 ‘관심’으로 낮춘 데다 이미 ‘사실상 종식’을 선언한 터라 실익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정부가 어떻게든 마무리하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21일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23일 종식 선언을 하지 않는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23일은 80번 환자(35)가 지난달 25일 악성림프종 치료 중 사망한 지 28일째 되는 날이다. 마지막 환자였던 그가 6개월 가까이 투병하다 숨지면서 국내 메르스 환자는 0명이 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감염자가 0명이 된 날부터 28일(최대 잠복기 14일의 2배) 뒤 종식을 선언토록 권고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지난 1일 위기경보를 ‘관심’으로 하향함으로써 5월 20일 시작된 메르스 사태는 사실상 마무리된 걸로 간주한다. 종식 선언보다는 비슷한 감염병에 대비한 방역체계 구축에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도 “종식 선언은 국민에게 안심하고 일상으로 돌아가라는 상징적 조치인데, 7월 28일 ‘사실상 종식 선언’ 후 잊혀 가는 터에 다시 선언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했다.

보건 당국은 위기경보 조정 이후 관련 전문가 회의를 한 차례도 열지 않았다. 이에 한 감염병 전문가는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 등이 어수선한 상황에서 메르스 같은 ‘네거티브 사안’을 꺼내는 데 대한 부담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전문가는 “간단하게라도 그간의 상황을 보고하고 마무리하는 공식 코멘트를 하는 게 바람직하다. 그래야 우리나라에 메르스 상황이 끝났다고 해외에 말할 수 있다”고 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