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업체 화웨이가 15만4000원짜리 스마트폰 Y6(사진)를 국내에 출시했다고 했을 때 의심스러웠다. 형편없는 부품을 넣고 조악하게 만들어 15만원조차 아까운, 스마트폰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걸 내놓은 게 아닐까 하는 마음에서였다. 중국 업체에 대한 선입견이 깔린 것도 부정할 수 없었다. 한마디로 싼 게 비지떡이라는 속담이 괜히 나오는 말이 아닐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Y6를 손에 쥔 순간 선입견이 잘못됐다는 걸 직감했다. Y6는 겉모습부터 ‘초저가’에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후면 커버는 매끈한 재질의 플라스틱이고, 측면은 금속이었다. 손에 쥐면 부드럽게 감겨서 느낌이 좋았다. 싸구려라는 느낌은 전혀 없었다. Y6의 만듦새는 30만원 안팎인 국내 업체의 중저가 제품과 대등한 수준이었다.
성능은 제품 가격을 고려하면 납득할만한 수준이었다. 인터넷을 하거나 카카오톡 같은 모바일 메신저를 사용하기에 무리가 없었다. 갤럭시S6 같은 플래그십 모델에 비해 실행속도가 느린 건 분명했으나, 두 제품의 가격 차이를 고려하면 수긍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전화를 하고 인터넷을 하는 정도의 가벼운 사용이라면 큰 문제가 없었다. 카메라도 가격에 비해선 좋은 성능을 보여줬다. 플래그십 모델처럼 ‘멋진’ 사진은 아니어도 ‘볼만한’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Y6는 카메라 센서로 소니의 이면조사형(BSI)센서를 탑재했다.
Y6는 LTE망을 통한 휴대전화뿐만 아니라 070인터넷전화도 쓸 수 있다. 스마트폰 바탕화면에서 아이콘을 한 번 누르는 것만으로 LTE망과 인터넷전화를 선택할 수 있다. 원한다면 기기를 따로 사서 인터넷전화만 단독 개통할 수도 있다. 인터넷전화의 특징에 맞춰 Y6를 올려놓을 수 있는 충전식 거치 크래들도 함께 제공한다. 이 기능은 Y6가 어느 고객을 지향점으로 하고 있는지 명확하게 보여준다. 하루 종일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는 사용자보단 사무실에서 인터넷전화를 쓰는 개인 및 중소사업자들이 매력을 느낄만한 기능이다. 화웨이가 일단 특정 수요가 있는 틈새 시장을 중심으로 한국을 공략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화웨이 스마트폰 Y6 써보니 외관·기본성능 탄탄… 15만원대 가성비 탁월
입력 2015-12-22 20: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