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천사 션 교회 앞 가족사진에 ‘묻지마 악플’

입력 2015-12-21 22:07
가수 션이 SNS 인스타그램에 공개한 가족 사진. 강원도 원주 한 교회 앞에서 네 자녀와 함께한 모습이다. 아내 정혜영이 찍었다.
생활 속 기부와 다양한 봉사활동을 해와 ‘기부천사’로 불리는 가수 션(사진)이 인스타그램을 통해 단란한 가족사진을 공개했다가 곤욕을 치르고 있다. 이 사진을 보도한 인터넷 뉴스에 일부 네티즌들이 션을 비난하고 조롱하는 악플들을 무더기로 달았다.

션은 2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작은 교회 앞에서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작은 천국, 우리 가정에 감사드리며’라는 글과 함께 가족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렸다. 사진 속에서 션과 배우 정혜영 부부는 2남 2녀 자녀들과 함께 환하게 웃으며 포즈를 취했다.

이 사진을 보도한 인터넷 기사에는 묻지마식 교회 혐오를 드러낸 악플이 수백개씩 달렸다. 네티즌들은 ‘션 같은 개독들 지네다니는 교회에만 기부하는 거라…’ ‘그냥 당신들끼리 행복하게 살면 되잖아요’ ‘이것들은 자랑하려고 나오나’ ‘행복한 양키네’ 등의 댓글을 달았다. ‘실제 기부도 하지만 기부한다는 콘셉트 때문에 돈 버네요’ 라는 등 션의 기부와 선행을 비꼬는 댓글도 많았다. 반면 ‘보기 좋은 장면인데… 왜 악플이 달리는 걸까?’ ‘이런 연예인 가정을 보면 평화롭습니다’ 등의 긍정적 댓글은 소수였다.

전문가들은 경제상황 등이 어려워지면서 확대된 상대적 박탈감이 인터넷에서 부정적으로 표출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임성빈 장로회신학대 기독교와문화 교수는 “남의 행복한 모습을 그대로 보지 못하고 비뚤어진 시각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면서 “타인이 행복하게 사는 게 보기 싫다는 것 자체가 너무 불행한 현실”이라며 “그래서 교회의 할일이 더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일상생활뿐 아니라 사이버에서도 에티켓이 더욱 필요하며 이를 사회적 차원에서 본격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재성 침례교신학대 상담심리학과 교수는 “타인을 볼 때 자신의 느낌이나 정서가 그대로 투사되곤 한다”며 “내 상태가 좋고 안정되면 다른 사람의 모습을 좋게 보는데 그렇지 않으면 상대적 박탈감이 부정적으로 표출된다”고 지적했다. 유 교수는 “인터넷상에서의 근거 없는 인신공격은 자제돼야 한다”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긍정적인 댓글 달기 운동 등 긍정적인 마음을 나누는 일이 더욱 많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아영 기자 cello0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