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당 빚 6181만원] 경기 나쁜 와중에도 부자들 더 늘었다

입력 2015-12-21 22:34

경기 부진이 길어지고 있지만 소득 1억원 이상 부자들의 비중은 더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의 소득 격차는 12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한국은행 금융감독원이 21일 발표한 ‘2015 가계금융·복지조사’를 보면 지난해 연평균 소득이 1억원 이상인 가구 비율은 8.8%로 집계돼 전년(8.1%)보다 0.7% 포인트 증가했다. 평균 소득 7000만원 이상 가구로 늘려보면 비율이 21.3%로 전년(20.1%)보다 크게 늘어났다.

하지만 연소득이 1000만원을 밑도는 가구도 12.2%로 나타났다. 지난해(12.8%)보다 떨어졌지만 여전히 8가구 중 1가구는 소득이 월 100만원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얘기다. 특히 가구주가 60세 이상인 경우 31.9%가 연소득 1000만원을 밑돌아 고령층 빈곤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소득 양극화는 계속되고 있다. 하위 20%에 해당하는 1분위 소득은 연 862만원으로 상위 20%(5분위)의 소득 1억930만원과 12배 이상 차이를 보였다. 1분위 소득 증가율이 5분위 소득 증가율을 앞지르면서 격차가 다소 줄었지만 절대적 소득차는 여전했다. 상위 20%는 전체 소득의 45.9%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컸다.

저소득층은 소득의 안정성 면에서도 떨어졌다. 일해서 벌어들이는 소득의 비중이 낮고 정부 지원에 의존하는 비중이 큰 탓이다. 상위 20%의 소득 중에서 근로소득은 7279만원(66.6%)을 차지했으나 하위 20%의 소득 가운데 근로소득 비중은 31.9%에 그쳤다. 저소득층의 경우 기초노령연금과 같은 공적이전소득 비중이 34.1%에 달했다. 가구 내 취업자 수가 많을수록 가구 소득이 증가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저소득층의 경우 일자리를 얻기가 여전히 힘들고, 이런 악순환이 저소득층을 빈곤의 늪으로 빠뜨린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고소득층이 더욱 넉넉해지는 현상은 가구의 평균 순자산에서도 나타났다. 올 3월 말 기준 가구 순자산은 2억8065만원으로 지난해(2억7488만원)보다 2.1% 증가했다. 이는 대부분 고소득층의 증가세가 도드라진 탓이다. 순자산을 4억원 이상 보유한 가구는 20.9%로 지난해(19.9%)보다 1% 포인트 늘어났다. 8억∼9억원을 보유한 가구는 1.4%로 작년보다 0.3% 포인트 올랐다. 반면 전체 가구의 68%는 순자산이 3억원 미만인 것으로 집계됐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